'수사외압' 사건에 '경찰 윗선' 개입했나…녹취 들어보니

채 상병 사건 해병대 수사관-경찰 통화 녹취 공개

[앵커]

실종자 수색을 하다 숨진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당시, 해병대 수사관과 경찰관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해병대 수사관이 왜 사건을 공식적으로 받아 간 게 아니라고 발표했는지 경찰에 되묻는 내용, 또 경찰관이 흐느끼는 목소리가 담겨 있는데 녹취를 공개한 군인권센터는 수사외압 의혹에 경찰 지휘부도 개입했다는 걸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최지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2일 오전, 해병대 수사단은 경북경찰청에 채 상병 사건 수사기록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7시 20분쯤 국방부 검찰단이 이 기록을 되가져갔습니다.

한 시간쯤 뒤 이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관이 경북경찰청의 한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해병대 수사관-경찰 통화 (2023년 8월 2일) : {인계를 받은 게 아니고 자료를 제공받은 정도로만 이런 식으로…} 저희들도 지휘부 검토 중이라서 제가 일단은…]

해병대수사단이 정식으로 넘긴 기록을 국방부검찰단이 멋대로 회수해갔는데, 왜 경찰은 그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냐고 항의하는 겁니다.

군인권센터는 이 대화가 경찰 지휘부의 개입 정황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경찰이) 정당하게 이첩절차를 밟은 기록을 통째로 국방부검찰단에 넘겨주고 그 행위를 정당화할 명분을 찾고 있었던 (상황으로 보인다.)]

군검찰은 다음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을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하고 해병대수사단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두 사람은 압수수색 도중에 다시 한번 통화합니다.

해병대수사관은 "사실 규명을 위해 책임자를 찾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뭐가 잘못됐냐"고 호소하고, 경북경찰청 팀장은 "모든 것은 밝혀져야 한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대화를 이어갑니다.

[해병대 수사관-경찰 통화 (2023년 8월 3일) : {저희 무고한 해병대원이 한 명 죽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 부모님 앞에서 저희가 맹세를 했습니다.} …]

군인권센터는 이 대화가 '수사 외압'과 '윗선 개입'의 정황이라면서 국정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 취재지원 서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