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라' 김영재 "이영애 남편 역할, 안 할 이유 없었죠" (인터뷰)
이영애 남편 역할 캐스팅에 외친 한 마디
현장에서 느꼈던 고독감
배우 김영재가 빌런 역할을 맡으며 느꼈던 고충을 토로했다.
16일 김영재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tvN '마에스트라'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극중 김영재는 슬럼프에 빠진 작곡가이자 차세음(이영애)의 남편 김필 역으로 분해 과감한 연기 변신을 꾀했다.
극 초반 김필은 다정한 웃음과 속깊은 배려심을 선보이는 장착한 사랑꾼으로 등장했으나 이아진(이시원)과 불륜을 저지르고 악행을 저지르며 극의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날 김영재는 마지막 회를 본 소감을 두고 "사실 집중이 잘 안 됐다. 떠나보내기가 아쉬웠나 보다. 멍하니 있다가 이영애 선배님이 먼저 연락을 주셔서 그제야 답장을 했다. 선배님이 '주위에 영재씨는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니겠다'라고 하셨다"라고 말하면서 여운을 전했다. 그러면서 "학부모, 이웃 주민들이 다들 놀랐다고 들었다. 비열하고 지질한 모습을 처음 봤다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영재는 초반 이영애의 남편 역할로 자신이 캐스팅됐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캐스팅을 들었을 때 말이 되냐며 '왜 나를'이라고 말했다. 대본 초에는 불륜이 없었고 나이스한 인물이었는데 리딩을 하고 나니 2부부터 나쁜 놈이었다. 캐스팅 당시에는 빌런이라고만 들었는데 이렇게 나쁜 사람인 줄은 몰랐다"라고 깜짝 놀랐던 이유를 짚었다.
다른 배우들이 그렇듯 김영재 역시 '마에스트라'에 참여하게 된 이유로 이영애를 꼽았다. 김영재는 이영애의 첫인상을 두고 "차가울 줄 알았는데 현장에서 배려심이 강하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이야기를 만든다. 또 차세음만 만드는 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시곤 한다"라고 말했다. 극중 김필이 차세음을 협박하며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서 이영애는 직접 의견을 제시하며 더 좋은 장면을 완성시켰다는 전언이다.
이영애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을 내비친 만큼 로맨스가 아닌 불륜과 치정으로 얽히는 것이 아쉬웠을 터다. 김영재는 "선배님과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고 싶었다"면서 "연기라고 해도 부정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이경은 쉬운 것 같은데(웃음). 저는 잘 안 됐다. 캐릭터가 즐거우면 저도 즐거워지는데 긴 시간 김필에 빠져 있으니 밝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출했다. 현장에서 단원들이 협업에 집중할 때 김영재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춰야 했고 결국 외로움마저 느꼈다.
악행을 저지른 김필은 최후에 주사를 맞고 기억을 잃게 된다. 캐릭터의 결말이 마음에 드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영재는 "저는 더 벌을 받길 원했다. 제가 원한 엔딩은 아예 못 일어나는 상태에서 차세음이 한 마디 해주길 원했다. 시청자들도 더 통쾌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영재는 "개인적으로 욕을 많이 먹으니까 씁쓸하긴 하다. 이래서 배우들이 사랑받는 역할을 하는구나. 실시간 반응을 보다가 껐다. 회사에서는 김필이 나오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승한다면서 좋아했다"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연기의 만족도를 측정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중 연적으로 갈등을 빚은 이무생을 언급한 김영재는 "이무생에 대한 부러움이 없지 않아 있다. 이무생에게 밥을 얻어먹어야 할 것 같다. 제가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잘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무생은 자기만의 필살기를 갖고 오는데 대본 상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래서 속상했다"라고 고백했다.
영화로 연기를 시작한 김영재는 스스로를 '무채색'의 배우라고 표현했다. 아직까지 그를 표현하는 수식어가 없는 것이 내내 아쉽다면서 "이제는 '이무생로랑'처럼 별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 찾아보는데 이영애 불륜남으로만 뜬다. 배우로서는 생기면 좋지 않을까. 누구의 남자, 누구의 아빠가 아닌 제 이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희망을 내비쳤다.
"이순재 선생님처럼 건강하고 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신들린 연기를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그래프를 치면 가파르진 않아도 상승세죠. 건강하게 오래오래 하다 보면 대중이 제 이름을 알아주시겠죠."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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