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국내 증시에 실망… 해외 증시로 떠나는 개미들

안승진 2024. 1.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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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증시와 달리 미국과 일본 등 해외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투자자들의 국외 이탈이 늘고 있다.

국내증시는 지난해 연말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인 이후 대형주 위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해 3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한 빈자리를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메우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연초 신고가를 보이자 일본 내에서도 반도체주가 시세를 분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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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지수 ‘최고치’ 찍으며 강세
1월 日 주식 5000만달러 순매수
S&P·나스닥도 꾸준히 상승 행진
美 주식은 5억달러 규모 순매수
코스피는 새해 들어 6.5% 떨어져
정부 주가 부양 의지도 효과 없어
고객 예탁금도 2주 동안 7조 이탈
올해 들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증시와 달리 미국과 일본 등 해외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국내투자자들의 국외 이탈이 늘고 있다. 국내증시는 지난해 연말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인 이후 대형주 위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증시 저평가) 해소 노력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일본 주식을 5446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달 순매수액(628만달러)과 비교하면 9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 버블경제 시기 이후 최대 호황기를 맞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3만5901.79를 기록했는데 이는 버블경제 시기인 1990년 2월 이후 33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최근 일본 증시의 성장은 엔화가치 하락과 일본 정부의 ‘새로운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주식투자 비과세 한도가 3배 늘었고 기간도 5년에서 무기한으로 증가했다. 예금 위주였던 일본인들의 자산이 점차 주식으로 옮겨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위주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지난해 3월 이후 일본 증시에서 이탈한 빈자리를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메우고 있다”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연초 신고가를 보이자 일본 내에서도 반도체주가 시세를 분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도 이달 들어 늘었다. 지난달 국내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19억2219만달러 순매도했지만 이달에는 15일까지 5억1885만달러를 순매수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이달 들어 테슬라(7464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4651만달러), 아이온큐(2597만달러) 순으로 순매수액이 높았다.

미국 월가에서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역대 최고치인 4818.62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연초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 4783.83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도 같은 날 1만4972.76을 기록하며 지난달 28일 기록한 52주 최고가(1만5150.07)에 다시 근접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11일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인 548.22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주식은 새해 첫 거래일(2일) 이후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1.12% 하락한 2497.59로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는 6.5% 하락했다. 중국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시장 특성상 중국 지표가 악화하면서 하락세가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에 대한 관심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일 59조4948억원에서 15일 51조9272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정부가 지난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상향하고 연초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히는 등 주가 부양에 힘쓰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기업실적 상향 기대가 더 강화되지 않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 최악은 벗어났으나 재고가 많아 실적이 가파르게 회복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대비 국내증시의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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