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한반도 전쟁 경고에 “과장”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최근 북한의 적대적 대남 발언에 대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국민은 북한의 위협, 공갈에 너무 휘둘리지 말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16일 저녁 한국방송(K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미국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지나친 과장”이라며 “오히려 북한의 심리전에 말려들고, 가짜 평화, 북한 입장 두둔하기, 북한에 퍼주기 등 수십년간 북한에 잘못해온 실수를 반복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문제 권위자들인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반도 상황이 1950년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실제로 전쟁을 준비한다면 전쟁에 반드시 필요한 포탄 수백만발 등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수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북한이 신형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인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을 북한 전방부대에 배치하기에 앞서 러시아에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전쟁을 준비한다면) 가장 성능 좋은 미사일을 생산 즉시 전량 수출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신 장관은 70여년전 한국전쟁 때와 달리 “지금은 강력한 한미동맹이 있다”며 “당시 북한의 재래식 능력과 전쟁 지속능력이 대한민국을 압도했는데, 지금은 대한민국이 훨씬 더 우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70여년 전과 다른 점은) 유일하게 핵을 개발했단 것인데, 그보다 강한 미국의 핵을 한·미가 함께 하는 확장억제로 능력을 갖고 있다”며 “국민은 북한의 위협, 공갈에 너무 휘둘리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공갈이나 위협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북한이 잘못된 결정을 하면 북한 지도부는 최단시간 내에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기고에서 “한-미는 철통같은 억제력을 강조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이 현상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시도하면서 북한 정권의 완전한 파괴를 공언하지만, 그런 믿음은 치명적일 수 있다”며 전쟁이 발발하면 “한-미가 승리하더라도 결과는 무의미할 것”이며 “헐벗고 무한한 잔해는 눈이 볼 수 있는 한 끝까지 뻗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신 장관은 “최근 북한 상황을 보면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국지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 대해선 직접 군사도발을 하거나 대규모 해킹, 사이버 심리전, 회색지대 도발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겨냥해 “대륙간탄도미사일 고각발사나 실거리 발사,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전략도발을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키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지난 14일 발사한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원뿔형으로서 고체연료를 적용하는 등 이전 액체추진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기술이 일부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추가 시험발사에 나서겠으나 전력화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신 장관은 북한이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철수한 최전방 감시초소(GP)의 지하시설을 파괴하지 않았는데도 북한 말만 믿고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단 의혹에 대해 “시간을 두고 보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진실의 문이 열리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북한의 지피 복원 동향과 속도를 보면 지하시설은 그대로 존속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그때 당시 검증결과, 문서 등 현재까지 확인되기론 대부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피 검증 논란에 대해 9·19 군사합의 당시 국방부 대북정책관이었던 김도균 더불어민주당 국방대변인(예비역 육군 중장)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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