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 90% 발화지점만 탔지만 인명피해 컸다, 이유는

김주영 2024. 1. 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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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 10건 중 9건은 불이 난 발화지점만 태운 화재였지만, 전체 인명피해의 절반가량이 이런 화재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발화지점이 아닌 다른 층에서 대피하던 중 연기를 흡입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사망 174명, 부상 1607명 등 총 1781명이다.

아래에서 위로 확산하는 속도가 빠른 연기의 특성상 화재 규모가 작아도 연기 흡입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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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흡입’ 때문… 요인은 ‘부주의’가 최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 10건 중 9건은 불이 난 발화지점만 태운 화재였지만, 전체 인명피해의 절반가량이 이런 화재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발화지점이 아닌 다른 층에서 대피하던 중 연기를 흡입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아파트 화재 발생시 무조건 대피가 능사는 아니라며 화재 상황부터 파악할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아파트 화재 총 1만4112건을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아파트 화재는 2021년 이후 증가 추세다. 특히 지난해(2023년)가 2993건(21.2%)으로 최근 5년 중 아파트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로 파악됐다. 계절별로는 여름철(6월~8월)이 4018건(28.5%)로 가장 많았고, 겨울철(12월~2월) 3555건(25.2%), 가을철, 봄철 순이었다.
지난 2023년 12월25일 오전 4시57분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 서울 도봉소방서 제공
시간대별로는 저녁시간대(오후 6시~8시)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화재 요인은 ‘부주의’가 6979건(49.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주의 중에서도 ‘음식물 조리 중 발생’이 3188건(45.7%)로 가장 많았고, ‘담배꽁초’ 1390건(19.9%), ‘불씨 방치’ 704건(10.1%) 순이었다.

인명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저녁시간대의 경우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고, 심야시간(오전 0시~4시)에는 사망자가 많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는 사망 174명, 부상 1607명 등 총 1781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1만2072명)의 14.7%에 해당한다.

계절별로는 겨울철, 시간대별로는 심야시간(00시~04시)에 인명피해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피 중 발생한 사망자가 42명(24.1%)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연기 흡입에 의한 사망이 전체 사망자의 71.2%(124명)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의 90.1%(1만2718건)는 발화지점만 연소한 화재였다. 화재로 인한 화염이 세대 전체, 다른 층, 다른 세대로 확산하지 않고 주방이나 침실 등 특정 공간에서만 진행된 화재를 뜻한다. 소규모 화재지만, 발화지점만 연소한 화재의 인명피해는 890명으로, 전체 인명피해의 50%에 달했다. 다른 층에서 대피하다 발생한 인명피해가 143명(15.8%)이었고, 대부분 연기 흡입에 의한 피해였다.

아래에서 위로 확산하는 속도가 빠른 연기의 특성상 화재 규모가 작아도 연기 흡입에 의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방청은 아파트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나면 살펴서 대피’ 캠페인을 하는 등 행동요령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대국민 아파트 화재 행동 요령과 피난안전 매뉴얼은 소방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사례에서 보듯 아파트 화재는 계단실이 ‘굴뚝’ 역할을 해 연기가 순식간에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자기 집에서 불이 나지 않았음에도 대피 중 유독가스를 흡입하고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고 했다. 남 청장은 이어 “불길과 연기 확산 여부를 살펴 대피할지, 대기하며 구조 요청을 할지 판단해야 한다”면서 “본인 집의 피난시설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피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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