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례대표제 격돌… 위성정당 난립 재연 되나

김세희 2024. 1. 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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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개혁연합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4·10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여의 선거제 개편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을 허용하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사실상 선회하고 있다.

결국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22대 총선에서도 21대와 마찬가지로 선거가 임박해 결국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이 난립하는 사태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이 85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선거제 논의가 아직도 공전 중"이라며 "민주당이 민의를 투표에 어떻게 충실히 반영할지 고민하기보다 당내 이해관계에 매몰돼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으니 민주당 내에선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야권을 아우르는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을 결성하자'는 군소야당 제안에 동조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며 "비례연합정당은 결국 선거가 끝나면 갈라질 운명"이라면서 '의석 늘리기 야합 꼼수'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병립형비례제의 복원을 주장한다"며 "그 선출방식(지역구 253석·전국 정당득표율 따른 비례 47석)이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정당이 내세운 정책과 공약을 바탕으로 책임있는 경쟁을 가능케 한다"며 민주당에 "더 이상 군소야당 뒤에 숨을 게 아니라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를 선언하라"고 압박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15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가 86일 남았는데 아직도 비례대표 문제 '룰 미팅'이 안 되고 있다"며 "우리 당의 비례대표제도 입장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똑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할 모양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야권 내 비례연합정당 제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제도권 내 유력 야당을) 포괄하는 형태의 거대한 플랫폼 정당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한 달 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야권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식이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동일하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위성정당 논란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판단할 에정"이라며 "아직 결정돼 있는 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는 비례연합정당 공식 제안이 분출하고 있다. 기본소득당과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준)이 모인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에 '비례연합정당' 결성을 제안했다. 용혜인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회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퇴행에 맞서 '반윤(反尹) 개혁 최대연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비례연합정당을 결성하자"고 민주당에 공식 제안했다. 용 의원은 21대 총선 때도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원내에 입성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합류 가능성도 열어놨다. 용 공동대표는 오는 18일 조 전 장관이 연사로 참여하는 '리셋코리아행동 3차 준비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1일 열린 1차 세미나에서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민주당이 가장 큰 세력인 만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보다 더 큰 포용력을 발휘해 이 연대를 꾸려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과 녹생당도 지난 14일 '선거연합정당'을 결성하는 등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결국 선거제 논의가 이달 안에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거제 개정은 별도로 법정 기한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4년 전 21대 총선 때는 선거 110일 전인 2019년 12월 27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김세희·임재섭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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