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창작성 인정…손해액 지급해야”

서울중앙지법 전경./뉴스1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무단으로 게재할 경우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현대차증권이 한빛아이에이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한빛아이에이홀딩스는 ‘에쿼티’라는 증권 분석사이트를 개설해 월 이용료 14만3000원을 받은 뒤 증권사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배포했다. 증권사들은 저작권 침해를 호소하며 2021년 7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빛아이에이홀딩스는 가처분 기간에 보고서를 삭제한 뒤 다시 관련 서비스를 이어 나갔다.

현대차증권은 저작권 침해 중지 청구 소송으로 대응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도 유사한 법정 공방을 벌이다 지난해 9월 대법원까지 올라간 끝에 승소했지만 실익이 없었다는 사례를 지켜본 이후였다. 당시 대법원은 보고서를 저작물로 보호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향후 작성되는 보고서 활용을 금지해달라는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보고서는 애널리스트들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실적·추정 분석을 통해 금융 투자상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주장을 한 것으로 표현 형식에 창작성이 인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보고서 제공 수익금과 저작권이 침해된 기간, 보고서 개수 등을 고려해 손해액을 3000만원으로 산정한다”고 덧붙였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