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경질→낭만의 귀환?...'HERE WE GO' 기자 "로마, 후임으로 데 로시 선임 유력"
로마 CEO "지금 변화가 팀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후임으로 '로마 전설' 다니엘레 데 로시 거론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조세 무리뉴 감독이 AS로마 사령탑을 떠난 가운데, 다니엘레 데 로시가 유력 후임으로 언급됐다.
로마는 1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로마는 무리뉴 감독과 그의 코칭 스태프가 즉시 클럽을 떠날 것임을 알린다. 새로운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 대한 추가 업데이트가 곧 이어질 예정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댄 프리드킨과 라이언 프리드킨 CEO는 "우리는 로마에 온 이후 무리뉴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우리 모두를 대신해 무리뉴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우리는 그의 로마에서의 재임에 대해 항상 멋진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즉각적인 변화가 클럽에 가장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무리뉴 감독과 결별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무리뉴 감독은 세계 최고 명장이다. 포르투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하며 유럽 최고의 젊은 감독으로 떠올랐고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아래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던 첼시로 갔다. 첼시에서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2강 체제에 균열을 내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금의 첼시를 만들어내는데 기초를 다지면서 유럽 최고 명장으로 발돋움했다.
첼시를 떠난 뒤 인터밀란으로 가 트레블에 성공했다. 트레블 이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됐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가 지배하던 스페인 라리가에서 대등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라리가 우승 1회, 코파 델 레이 우승 1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 1회를 해내면서 성공 시대를 달렸다. 레알을 나온 뒤엔 첼시로 돌아왔다.
첼시에서 또 리그 우승을 하면서 찬사를 받았는데 이후 내부 불화 이슈 속에서 불명예 경질됐다. 이후 무리뉴 감독의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제2의 퍼거슨을 자처하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갔는데 리그 준우승,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성과를 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맨유를 떠난 뒤엔 토트넘 훗스퍼로 갔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지도했고 새로운 시대를 천명했으나 지지부진한 경기력,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결과로 인해 또 물러났다. 토트넘을 떠난 무리뉴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로 돌아갔고 로마 지휘봉을 잡았다. 로마에서 무리뉴 감독은 리그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어도 UEFA 컨퍼런스리그(UECL)에서 우승을 하는 등 우승 청부사 기질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과시했다.
여전히 불 같은 성격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아탈란타전에서 퇴장을 당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무리뉴 감독은 심판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한 이유로 두 장의 경고를 받은 후 퇴장당했다"고 전했다. 이날 무리뉴 감독은 전반 종료 직전 경고를 한 장 받았다. 그리고 후반 종료 직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강하게 항의했다. 영국 '더 선'은 "무리뉴 감독은 기술지역에서 터치라인으로 격렬하게 달려가 심판의 결정에 대해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뉴 감독은 두 팔을 벌리고 입을 벌리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았다. 잉글랜드에서 9년 동안 자주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두 번째 퇴장이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0월 AC 몬차전에 시즌 첫 번째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지난 시즌엔 무려 3번의 퇴장을 당했다. 이에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무리뉴 감독은 2022-23시즌 어떠한 세리에A 선수보다 많은 퇴장을 당했다"고 전하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3년차가 문제였다. 로멜루 루카쿠 등을 여름 이적시장에 데려왔는데 공격력은 만족스럽지 않았고 항상 그래왔듯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자회견에서 무리뉴 감독 특유의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논란을 키웠다.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데 문제만 일으키고 여기에 리그 순위는 9위까지 추락하자 결국 로마가 칼을 든 것이다.
무리뉴 감독이 떠난 로마 사령탑 자리는 데 로시가 채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로마는 데 로시 감독 선임을 위해 최종 세부사항을 마무리하고 있다. 계약은 6월까지 유효하며 모든 당사자가 함께 하기를 원한다 연장 옵션도 있다. 이미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프란체스코 토티가 로마의 황제라면, 데 로시 감독은 선수 시절 로마의 황태자였다. 로마 유스에서 자라 1군에 데뷔했고 18년 동안 뛰면서 토티와 로마를 이끌었다. 미드필더에서 압도적인 기동력을 보여줬다. 수비는 터프하게, 공격은 적극적으로 하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보여줬다. 다른 팀들이 제안을 보냈지만 토티와 더불어 낭만을 지키며 로마 원클럽맨을 유지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117경기나 뛰면서 200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을 해내기도 했다.
토티와 다르게 로마 원클럽맨 유지는 실패했다. 2019년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로 가면서 로마와 작별을 고했다. 2020년 축구화를 벗은 데 로시는 2021년부터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직을 수행했다. 2022년엔 SPAL 감독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감독 경력을 시작했다. 1907년에 창단한 SPAL은 주로 세리에B와 세리에C(3부리그)에 머물고 있으며, 가장 최근 세리에A에 속했던 기간은 2017-18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다.
현재는 야인 신분이다. SPAL에서 제대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났다. 이젠 로마 소방수로 언급되고 있다. 지도력에 의문이 있는 레전드의 복귀 소식에 로마 팬들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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