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ML행에 유일한 왼손 필승조 함덕주 팔꿈치 수술... LG 2연패 빨간불 켜졌다[공식발표]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를 29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던 '최강' 불펜이 흔들린다.
붙박이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나게 된 상황에서 유일한 왼손 불펜 함덕주가 최소 석달 간 마운드를 떠나게 됐다.
LG는 16일 "함덕주가 16일 좌측 팔꿈치 주두골 미세 골절로 인해 세종 스포츠정형외과에서 핀고정 수술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재활 기간은 6개월 정도이고 6월이나 7월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LG 차명석 단장은 "FA 계약한 뒤 신체 검사를 했을 때 발견됐다"면서 "큰 부상은 아니라서 재활 기간이 길지는 않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함덕주는 올시즌 LG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왼손 불펜이었다. 선발이 불안했던 LG였지만 불펜으로 선발의 부족함을 채웠다. LG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불펜 강화를 위해 많은 투수를 애리조나에 데리고 갔고 그 결과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등의 신예 투수를 발굴했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함덕주가 합류하며 불펜에 힘을 더했다. 그 결과 고우석의 부상에 정우영 이정용의 부진으로 불펜진이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진성과 함덕주 유영찬 백승현 박명근 등의 활약으로 LG는 초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고 갈수록 불펜진이 위력을 발휘했다. LG의 불펜은 한국시리즈에서 더욱 빛났다. 특히 2차전서는 선발 최원태가 1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뒤 이정용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이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결국 5대4의 역전승을 만들어내는 드라마를 써낼 수 있었다.
LG의 불펜에서 함덕주의 역할은 컸다. 오른손 위주의 불펜에서 함덕주 혼자 왼손이었기 때문. 또다른 왼손 이우찬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쳐주지 못하고 기복을 보이면서 믿을 수 있는 왼손 필승조는 함덕주 뿐이었다. 트레이드로 LG로 온 뒤 부상으로 인해 2년간 제 활약을 못했던 함덕주는 지난해 확실히 부활을 했었다. 57경기에 등판해 4승무패 4세이브 1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62로 매우 좋았다. 55⅔이닝을 던지며 59개의 탈삼진을 잡고 22개의 볼넷 만을 내주면서 매우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임시 마무리로 활약하기도 하면서 불펜에 안정감을 줬다.
8월말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이후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 정규시즌에는 돌아오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1,2,3,5차전 등 총 4게임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2차전서는 8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8회말 박동원의 극적인 투런포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우승을 이룬 뒤엔 FA 대박도 터뜨렸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4년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총액 중 절반에 가까운 액수가 인센티브지만 함덕주는 자신감을 보였다.
함덕주는 지난 5일 신년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건강하게 1군에서 던지기만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인센티브가 많은 계약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라면서 "계속 부상 리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없애기 위해서 나에게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된다고 생각했다. FA계약 했다고 안일하게 생각안하고 잘 준비해서 한시즌, 한시즌 치를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좋게 생각하며 계약을 했다"라고 긍정적으로 인센티브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FA 첫 해에 시작도 하기전 수술부터 하게 됐다. 첫 해 인센티브는 모두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LG도 비상이다. 고우석이 빠져 마무리쪽이 아직 걱정인데 왼손 불펜도 어려움이 생겼다. 염 감독은 신년회에서 불펜진 구상을 묻는 질문에 "김유영 이상영 윤호솔 김대현 성동현 중에서 2명 정도는 필승조로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했었다. 이중 김유영과 이상영이 왼손 투수다. 함덕주와 함께할 왼손 필승조를 구축할 계획을 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 함덕주가 없다. 이우찬과 김유영 이상영 등이 함덕주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마무리로 낙점된 유영찬의 성공 여부도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간도 불안하다.
목표는 2연패와 함께 왕조 건설인 LG. 하지만 캠프 시작도 하기전 악재가 많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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