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되니 중소형 성장주 투자?…우량주 추천 나오는 이유[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1. 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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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국기와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금리 인하 시기에는 고성장주와 중소형주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고성장주의 경우 금리가 낮아질수록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중소형주는 자산 구조가 대형주에 비해 취약한 경우가 많아 금리가 인하되면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이 결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진 지난해 말 미국 증시의 랠리는 중소형 고성장주가 주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올해처럼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에는 우량주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량주란 성장성과 안정적인 수익성, 강력한 자산 구조 등을 갖춘 기업을 말한다. WSJ는 이런 우량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같은 대형 기술주부터 막대한 현금흐름을 꾸준히 창출하는 코카콜라와 존슨&존슨 같은 전통기업까지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UBS, 웰스 파고 등의 투자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1년 앞을 바라보고 우량주를 매수하라고 권하고 있고 자산운용사인 GMO는 지난해 11월에 첫 ETF(상장지수펀드)로 우량주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선보였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현 시점에 우량주에 집중하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는 올해처럼 경기 둔화가 예상될 때는 꾸준한 재무 실적과 낮은 부채비율, 막대한 현금 보유량, 견고한 사업 펀더멘털 등을 갖춘 우량주가 상대적으로 더 나은 주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글렌메드의 투자 전략 담당 부사장인 마이클 레이놀즈는 WSJ와 인터뷰에서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지만 자신은 여전히 침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6번의 약세장을 보면 기업의 우량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수익률의 한 요인이었으며 우량주는 증시가 침체 우려로 긴장할 때도 견고한 수익률을 내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GYL 파이낸셜 시너지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제럴드 골드버그는 2022년 침체장 때 우량주 비중을 늘려 1년 뒤인 지난해 보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제가 둔화되거나 위축될 때 우량 기업들은 높은 신용등급과 강력한 자산 구조,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사업 모델 등을 무기로 비우량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셰어즈 MSCI USA 퀄리티 팩터 ETF(QUAL)는 지난해 29% 올라 S&P500지수의 상승률 24%를 앞섰다. 하지만 2022년에는 22% 하락해 19% 떨어진 S&P500지수보다 부진했다.

AQR 자산관리의 클리프 애스니스 등은 2013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량주는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이례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며 우량주를 매수하고 상대적으로 자산 구조 등이 약한 기업은 피하는 전략이 미국과 다른 지역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젠슨의 리서치 팀장인 앨런 T. 본드는 우량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와 성장성, 재무 건전성 등을 통해 가치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또 잉여 현금흐름 창출과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 기회 등으로 유연성이 있는 기업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량기업에 집중할 때 항상 폭발적인 성장성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매력적인 장기 성장성을 원하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성장성이냐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어떤 기업이 우량주인지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는 점과 우량주는 여러 모로 강점이 많아 밸류에이션이 높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에는 애플과 MS,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 7 기업이 우량주로 각광받으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우량성을 쫓은 결과가 아니라 단지 주가 수익률만 추격한 결과라고 경고한다.

젠슨의 본드는 우량기업에 집중하려면 체계적인 접근과 그 기업이 소외 받을 때도 투자하는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인 벤 존슨은 2019년 논문에서 기업의 우량성이 "투자 세계에서 가장 모호한 요인"이라며 여러 가지 투자 요인을 포함하는 펀드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광범위하게 확대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가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해 아무리 우량주라도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에 매수하면 좋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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