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딸 암매장한 친모, 1심 선고 불복 ‘항소’

"징역 7년형, 부당하다" 주장… 징역 20년 구형했던 검찰도 "선고 가볍다" 맞항소

11살에 불과한 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갓 출산한 딸을 텃밭에 암매장해 살해한 40대 친모가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지난 11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A(45)씨가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갓 태어난 딸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A씨. ⓒ연합뉴스

A씨는 지난 2016년 8월 중순께 경기도 김포시의 한 텃밭에 태어난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딸 B양을 암매장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같은 달 7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출산한 B양을 다음날 집으로 데려온 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 소유의 텃밭에 B양을 암매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당시 11살이던 아들 C(18)군에게 B양을 유기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법원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처음 임신사실을 알게된 뒤 수 개월간의 출산에 대비할 여유가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출산 직후 산부인과에서 입양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피해자를 매장해 살해했다"며 "태어난지 일부일도 안된 딸을 매장하는 방법으로 생명을 침해한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높으며, 죄책도 무겁다"고 판시한 뒤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 측은 1심이 선고한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입장이다.

A씨가 항소장을 제출하자 검찰도 "A씨의 범행에 비해 양형이 가볍다"며 이날 맞항소했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데다 범행 수법도 잔혹하고 유사 사례와 형평성을 고려하면 죄에 걸맞은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고 항소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양육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자녀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신생아를 직접 살해했고, 시신까지 유기했다"며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한편, A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은 앞으로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