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추첨 완료, 한국 "괜찮은 배정" 만족→경기장 문제는 "최고 환경 제공" 우려 불식 (종합)
16일 부산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추첨식에서 대한민국은 남·여 모두 1시드를 받아 조별 구성이 완료됐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오는 2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에는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남녀 각 8장)도 걸려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각국은 랭킹에 따라 지그재그 추첨으로 배정되는 각 그룹에서 예선리그를 거친 뒤 결선 토너먼트로 최종 순위를 가린다.
조 추첨은 ITTF에서 발표한 경기운영시스템에 의해 진행된다. 2024년 1월 첫째주 세계랭킹 단체전 기준 1위부터 8위까지는 팀 시드 배정 대상자로, 1~8조에 자동 배정된다. 이어 9위부터 12위는 팀 추첨을 통해 5~8조에 배정되며, 13위부터 16위는 1~4조에 배치된다. 그 외 세계랭킹 17위부터 40위 팀은 4개 팀씩 돌아가며 스네이크 방식으로 각 조에 배정된다.
여자 팀 랭킹 5위인 한국은 추첨 결과 푸에르토리코(9위), 이탈리아(24위), 말레이시아(28위), 쿠바(42위)와 한 조가 돼 경기를 펼친다. 세계랭킹 3위인 남자 팀은 인도(16위), 폴란드(18위), 칠레(33위), 뉴질랜드(35위)와 조를 이뤘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대체적으로 조 추첨은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유 회장은 "예선도 중요하지만 본선에서 어떻게 하면 중국을 꺾고 안방에서 기적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더 큰 목표를 가지고 하기 때문에 깜짝 놀랄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탁구 강호' 중국은 남녀 모두 1번 시드를 받았는데 남자는 크로아티아(13위), 벨기에(17위), 헝가리(30위), 쿠바(38위)와 한 조가 됐다. 여자 대표팀은 헝가리(16위), 인도(17위), 스페인(31위), 우즈베키스탄(36위)과 조를 이뤘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멤버 중에서 안재현과 이은혜가 예상대로 다시 선발됐고, 박규현과 윤효빈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나란히 1위로 경쟁을 통과했다. 만 19세 '영건'인 박규현은 생애 처음 성인대표팀에 들었다. 윤효빈은 2022년 청두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다시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국가대표가 됐다. 아시안 게임에서 맹활약했던 박강현(28·한국수자원공사)과 오준성(18·미래에셋증권)은 아쉽게 탈락했다. 여자부에서도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로 뛴 노장 서효원(37·한국마사회)과 양하은(30·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표팀에서 물러나게 됐다. ITTF 혼성월드컵 한국 준우승에 기여했던 김나영(19·포스코인터내셔널)의 대표팀 승선도 무산됐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은 5개국씩 8개 그룹 예선리그 이후 각 그룹 3위까지가 32강 토너먼트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룹1위는 16강 직행, 2위와 3위가 32강전에서 맞붙는다. 한국 남녀 대표팀은 그룹 1위를 지켜 16강에 직행한 뒤 상대적 약체를 만날 결선 첫 경기를 넘어 중국, 일본, 독일 등 우승후보들과 8강 이상에서 '끝장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지금까지 한국탁구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남녀 합계 모두 28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그중에는 1973년 사라예보, 1991년 지바 금메달도 포함돼있다.
축사에 나선 쉐를링 회장은 "역사적인 순간을 '탁구친구'와 함께해 영광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2020년 열었어야 할 대회를 이제 개최하게 됐다. 오래 기다린 만큼 기대가 크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직접 인사했다. 공동조직위원장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국내에서 개최한 국제대회 중 유일하게 ISO 20121 인증을 받아 많은 이목이 집중된다"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회장은 "선수 출신의 경험과 운영위의 방대한 경험으로 선수 중심적 운영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조 추첨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대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됐다. 컨벤션홀인 벡스코는 규모가 큰 편이다. 여기에 여러 홀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은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원래 스포츠 전용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마루부터 탈의실 등을 새로 구성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여기에 탁구공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기의 흐름을 관리하는 것도 신경써야 한다.
이어 유 회장은 "어떤 대회보다도 구성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공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선수 중심 대회를 위해 선수들이 식사할 수 있는 다이닝 홀, 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군데군데 준비했다. 또한 미디어를 위한 편의도 구성을 잘해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려운 점도 있다. 그는 "벡스코가 워낙 크다보니까 경기장 레이아웃에 많은 비용과 인력 동원이 어렵다. 또한 임대료가 굉장히 비싸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런 만큼 최고로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은 지난 2020년에도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조 추첨 직전 행사가 연기됐고, 3차례나 밀린 끝에 결국 그해 12월 취소가 확정됐다. 당시를 떠올린 유 회장은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왔다. (2020년) 조 추첨 행사를 앞두고 부산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며 대회가 연기됐고 결국 취소됐다"며 "(오늘) 단순한 조 추첨이 아니라 많은 의미가 담겼다. 준비에 박차를 가해 최고의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티브 데인튼 ITTF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난 번 어려움을 생각하면 조 추첨을 해낸 자체가 대단한 성과다"고 높이 평가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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