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업실리콘밸리] 활짝 열린 AI산업… 선두에 선 MS

홍창기 2024. 1. 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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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정확히 1년 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3을 관통한 키워드는 메타버스였다.

CES 2023을 통해 우리는 메타버스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까이 와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의 메타버스 기술이 가상의 3차원을 경험하는 헤드셋 중심이었다면 CES 2023에서 공개됐던 메타버스 기술은 새로운 형태의 헤드셋이었다. 이미 빅테크에서 헤드셋을 출시했지만 CES 2023에서 선보였던 헤드셋들은 가상세계를 더욱더 실감나게 했다. 메타버스 기기가 전시됐던 공간은 앞으로 메타버스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기대에 가득 찼다. CES 2023에 참석한 모두가 메타버스 기술에 열광했고, 메타버스라는 트렌드는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메타버스를 다루는 기업이 아닌 오픈AI에 100억달러(약 13조원)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오픈AI는 미지의 AI 기업이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내놓긴 했지만 파급력을 보유하지 못했을 때다. 이 때문에 MS가 AI에 투자한 것에 갸우뚱한 사람도 꽤 있었다. 당시 MS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AI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MS와 오픈AI의 야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오픈AI 투자 후 1년, 나델라 CEO의 말은 현실이 됐다. MS와 오픈AI 모두 야망을 실현한 모양새다.

오픈AI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AI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픈AI의 지난해 매출은 16억달러(약 2조976억원)를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오픈AI의 매출은 전년인 지난 2022년의 매출보다 57배 급증한 것이다. 그로 인해 오픈AI의 일거수일투족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생했던 오픈AI 샘 올트먼 CEO의 해고와 복귀는 실시간으로 보도되며 오픈AI의 입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오픈AI에 과감한 투자를 했던 MS는 오픈AI의 챗GPT를 자사의 검색엔진 빙에 탑재, 검색 시장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검색 시장에서 MS는 만년 2인자였는데 오픈AI와의 협업으로 경쟁자를 따돌렸다. AI를 탑재한 MS 검색엔진이 히트를 치면서 MS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MS의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올해 매출도 2023년 대비 13% 늘어날 것이라는 게 팩트셋의 전망이다. MS는 매출 급증뿐 아니라 시가총액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빅테크 애플도 제쳤다. 월가에서는 올해에도 AI 검색시장을 선점한 MS를 유망한 투자처로 분류하고 있다.

AI 제품의 항연이 펼쳐졌던 CES 2024 전시장에서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MS와의 협업을 과시했다. 소니혼다의 전기차 합작법인인 소니혼다 모빌리티 컨퍼런스에서 MS 임원이 등장한 것은 그 시작이었다. 가와니시 이즈미 소니혼다 모빌리티 대표는 소니혼다 모빌리티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의 협업을 언급하면서 제시카 호크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을 무대 위로 초대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의 기조연설 때는 MS 나델라 CEO가 등장했다. 월마트는 이번 CES 2024에서 쇼핑을 돕는 AI 챗봇을 소개했다. 이 AI 탑재 쇼핑 챗봇은 MS의 애저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구축됐다. 나델라는 월마트 CEO의 기조연설에서 AI 분야에서의 MS의 존재감을 알렸다. 그의 깜짝 등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나델라는 로봇 손가락 의수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만드로' 부스도 방문했다. 그는 효과음 생성 AI 기술을 내놓은 '가우디오랩'도 찾는 등 AI가 탑재된 제품이 전시된 중소기업 부스를 누비고 다녔다.

CES 2025가 막 폐막됐을 내년 이맘때도 AI가 전 세계의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전 세계 가전·정보 기술 트렌드는 1년을 못 가고 바뀌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상황으로 볼 때 메타버스처럼 반짝하고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메타버스와 달리 AI는 모든 기술에 적용되고 있어서다. 1년 후의 AI가 궁금해진다.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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