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쓰게 하면 4조 번다?…구글 용역 수행한 국내 연구 봤더니
해외 OTT 중단 시 소비자 후생↓
해외 CP의 ISP 매출 기여 ‘조단위’
16일 학계에 따르면 서울대 산학협력단 연구진(김경아·김진형·김정훈·이종수)은 최근 구글LLC 의뢰로 수행한 연구 결과를 학회지 ‘정보통신정책연구’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진은 망 사용료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외 CP가 국내 ISP 매출에 기여하는 수준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는 데이터 제공량, 대용량 콘텐츠(2.5GB짜리 초고화질 UHD 영화 한 편) 다운로드 시간, 설문조사(응답자 1003명) 등을 토대로 가상의 이동통신시장을 가정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추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동통신서비스를 통해 해외 OTT 서비스를 시청하지 못하게 될 경우 소비자들은 월 1만7491원만큼을 통신요금에서 할인받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금액을 고객용 이동전화 가입자 중 만 13세 이상 이용자이면서 OTT를 사용하는 비율을 추산한 값에 곱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분을 계산했다.
연구진은 “해외 OTT 서비스 제공 중단에 대한 총 소비자 후생 감소분을 보다 현실적이고 보수적으로 파악했다”며 “해외 OTT 서비스 시청 불가에 대한 소비자 후생 감소분(월 1만7491원)을 곱한 결과 총 소비자 후생 감소분은 월 5241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ISP별로는 SK텔레콤 월 2516억원, KT 월 1500억원, LG유플러스 월 1198억원 규모로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를 통틀어 연간으로 환산하면 소비자 후생 감소분은 6조2600억원에 이른다.
해외 CP가 국내 ISP 매출에 기여하는 수준은 시나리오별로 ISP 3사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선택할 확률을 계산한 다음 가입자 수 변동폭을 추산해 환산했다. 모든 이동통신사업자가 해외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나리오와 MVNO(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LG헬로비전)만 제공하는 시나리오를 비교해 예상 가입자 변동폭을 산출한 것이다.
월 이용요금은 사업자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토대로 산출한 평균값으로 설정했다. MVNO의 ARPU는 ISP 3사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ISP 3사가 해외 OTT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SKT, KT, LG유플러스는 가입자를 각각 457만명, 306만명, 309만명을 잃게 된다.
연구진은 여기에 사업자별 ARPU를 곱해 매출액 변화분을 계산했다. 그 결과 SKT는 월 1394억원의 매출액 손실이 발생했다. KT는 월 964억원, LG유플러스는 월 949억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해외 CP가 OTT 콘텐츠를 통해 국내 ISP 3사의 매출액에 기여하는 수준은 월 3307억원”이라며 “이는 연간 3조9700억원 수준의 기여분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연구는 국내 ISP가 해외 CP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결합상품 여부나 약정기간 등의 요인도 반영하지 못했다. 해외 OTT 서비스 제공이 중단되더라도 ISP별로 이용자들이 할인받고자 하는 금액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동영상 콘텐츠로 인해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한 것은 분명하나 그만큼 다수의 소비자들이 모바일 기기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원활하게 시청하기 위해 5G 무제한 요금제와 같은 비싼 요금제로 전환했고 그로 인해 ISP의 망 투자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됐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 ISP가 해외 CP에 망 사용료를 요구할만한 합당한 근거가 존재할 경우 콘텐츠 제공대가를 상계한 후 망 사용료의 적정 수준으로 설정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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