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성 확충 나선 저축은행… 증권사 계좌서 5조 인출

김경렬 2024. 1. 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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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해 말 증권사 신탁계좌에 넣어둔 자금을 수천억씩 연속 출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작년 말 NH투자·KB투자·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서너 곳에서 총 5조원 가량의 자금을 출금했다.

연말에 수조원의 자금을 일시에 출금했다는 것은 저축은행 유동성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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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회, 작년말 3~4곳서 출금
짧은 기간 이례적 대규모 액수
금투업계선 유동성 위기 관측도
 
중앙회 "특판 만기 맞춰 출금
예년과 같은 현상" 위기설 일축
<연합뉴스>

저축은행중앙회가 지난해 말 증권사 신탁계좌에 넣어둔 자금을 수천억씩 연속 출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비정기적인 자금 출금 상황으로 보고 저축은행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예년과 같은 현상이고, 2022년 말 특판 물량이 많아 규모가 큰 것이라고 해명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작년 말 NH투자·KB투자·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 서너 곳에서 총 5조원 가량의 자금을 출금했다. 이들 증권사에서 수천억원씩 수차례 출금을 감행했고, 출금 규모는 동일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전에 출금했던 때와 달리 비정기적인 출금 건들이 연속해서 발생했다. 원래는 기업공개(IPO)의 경우에 대량 출금이 발생했는데, 연말이나 월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 수준을 벗어난다"며 "일부 부서에서 저축은행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증권사 신탁계정에 자금을 넣고, 운용을 맡겨왔다. 자금 출처는 저축은행들의 예·적금이다. 이러한 수신 자금을 맡긴 것으로 증권사에서 안정적인 수익률로 운용해 줄 것을 협회 차원에서 부탁해왔던 것이다.

연말에 수조원의 자금을 일시에 출금했다는 것은 저축은행 유동성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들이 만기 연장보다 출금을 요청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뜩이나 금리 경쟁력이 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도 뜸해졌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2022년 말 은행권과 고금리 수신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1년짜리 특판을 다수 팔았다. 소비자에게 지급해줄 자금을 미리 빼간 것"이라며 "이러한 자금들을 작년 말 일시에 회수해서 선제적이고 자체적인 유동성 관리에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저축은행 영업 상황은 신통치 않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413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커진 배경은 고금리 예금 판매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와 부동산PF 등 업장 상황 악화로 인한 충당금 적립 확대 등이 꼽힌다. 제 1금융권에 비해 높은 금리로 금융소비자를 유혹했던 경쟁력도 시들해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3.5~4.0%)는 시중은행의 유사 상품의 최고금리(3.55~3.90%) 수준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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