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모바일 "단점 적지 않아도 시리즈 팬에게는 선녀"

홍수민 기자 2024. 1. 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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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금모델은 부담스럽지만 나쁘지 않은 퀄리티의 모바일 SRPG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이어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를 출시한 지 어느 덧 일주일이 지났다. 

회색의 잔영 플레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같은 원작이라도 모바일과 콘솔은 개발사가 달라서 플레이 감성이 같이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래픽이나 캐릭터 모델링, 클래스 승급 등 자잘한 시스템 변경은 있었어도 게임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장르마저 SRPG로 동일하고, 수집형이냐 아니냐의 차이 정도만 있다 보니 기시감이 강하게 들었다. 모바일 버전이 그래픽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회색의 잔영보다 훌륭했다. 다만 수집형 장르의 특색을 살리지는 못했다. 쉽게 말해, '캐릭터 뽕'이 차오르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은 워낙 경쟁작들이 끊이지 않고 출시되는 장르라 기대한 것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다. 창세기전 IP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원작 팬들 입장에서는 꽤 괜찮게 즐길 만한 게임이다.

 

장르: 수집형 SRPG



출시일: 2024년 1월 9일



개발사: 미어캣게임즈



플랫폼: 모바일



■ 그래픽은 개선됐지만 수집형 특징은 살리지 못했다

- 확실히 회색의 잔영보다는 훨씬 낫다

그래픽은 확실히 회색의 잔영보다는 훨씬 나았다. 카툰 렌더링 덕분인지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엄청나게 고퀄리티라고까진 할 수 없어도 모난 데 없이 무난하다. 전투 컷신 역시 모델링이나 모션에서 눈에 띄게 거슬리는 지점은 없었다. 광역 공격 시 컷신이 생략되는 점 정도가 아쉬웠다.

일러스트는 회색의 잔영과 동일한데, 요즘 게임 스타일의 트렌디한 그림체는 아니다. 원작 팬이 아닌 사람에게는 캐릭터의 첫 인상이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힘들다는 의미다. 게다가 호감도 퀘스트나 개인 에피소드 등도 없어서 플레이어에게 캐릭터를 어필할 구석도 별로 없다.

스토리는 회색의 잔영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회색의 잔영이 챕터 별로 모든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창세기전 모바일은 각각 메인 스토리와 미션으로 나눴다. 얼마 전 회색의 잔영을 플레이한 터라 거의 동일한 스토리가 흥미롭진 않았다.

- 꼬꼬마 라시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전투 후 피가 묻거나, 웃거나 찡그리는 등 작 중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대사창 일러스트는 확실히 몰입감에 도움됐다. 대사창을 아래 위로 배치해 읽기 편했던 점도 한 몫했다. 메인 스토리에는 컷신을 좀 더 많이 넣었으면 좋았겠다. 

아쉬운 점은 게임이 아직 초반인데도 별다른 이벤트 진행이 없다는 사실이다. 원작이 이미 존재하는 게임이라 더 그렇다. 테마가 있는 이벤트 스토리로 새로운 이야기가 풀린다면 읽는 재미라도 있을 텐데, 이미 다 아는 이야기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져 빠르게 대화창을 터치해 넘겼다.

 

■ 클래식한 SRPG 전투, 모바일답게 편의성은 굿

- 전투는 그야말로 SRPG의 정석같은 느낌이다

전투는 흔히 SRPG라고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한 턴제 전투다. 특수 효과를 가진 지형은 없으며, 공격력·방어력 증가, 체력 회복, 행동 증가 등 버프 타일만 존재한다. 시간대와 날씨에 따라 속성 별로 추가적인 효과가 발생하며, 속성과 공격 타입, 방어구 종류에 따라 피해량이 결정된다.

사실상 속성과 공격·방어 상성, 협공 외에는 그다지 신경 쓸 것이 없어 동일 장르 타 게임에 비해서도 심플한 편이다. 디펜더나 솔저 클래스의 패시브, 적의 이동을 막는 통제 영역과 주변 아군 대미지를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엄폐 효과 정도만 전략적 요소다.

협공은 앞뒤로 적을 마주하고 있을 때만 발동 가능하다. 협공으로 넣는 평타 한 대의 누적이 생각보다 꽤 쏠쏠하기에 질주 등으로 협공 가능 포지션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협공은 원거리 캐릭터의 경우 협공 발동만 가능했다. 반격은 근거리 원거리 판정에 따라 가능 여부가 갈린다. 딜을 제대로 넣으려면 근거리 딜러 캐릭터가 필수다.

- 제어 효과 때문에 제일 짜증나는 회오리

초필살기는 원작 대비 대미지와 범위가 대폭 하향돼 TP를 5나 잡아먹는다. 가성비가 매우 좋지 않은 스킬 신세다. 차라리 그 TP로 다른 공격 스킬을 사용해 적의 숫자를 줄이는 편이 낫다. 전략적으로 광역기가 필요한 스테이지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스킬을 사용하느라 TP가 남아나지 않았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자동 전투와 소탕 등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전투 하나 하나의 소요 시간은 길지 않지만, 파밍 콘텐츠 자체가 여러 종류로 분산돼 있어서 소탕마저 없었다면 굉장히 피로했을 것이다.

장비 성장 재화를 얻기 위해 10번씩 매일 꾸준히 돌아야 하는 제국군 습격에 소탕 기능이 없는 것은 의아했다. 블루시드 해적단, 고블린 소탕, 심지어 마장기전까지 소탕 기능이 있는데 제국군 습격에는 대체 왜 없는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다소 아쉬운 육성 자유도

- 클래스 레벨이 오르면 스킬을 배우지만, 티어별 액티브 스킬은 하나밖에 추가되지 않는다

캐릭터 육성은 뿌리 클래스를 기반으로 분화되는 형식이다. 이올린은 1티어 파이터로 시작해 2티어에서 소드맨과 나이트로 나뉘고, 3티어에서 소드맨이 소드 마스터, 나이트는 로열나이트와 아크나이트로 나뉜다. 이올린처럼 뿌리 클래스 하나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린의 시스터/위치나 카자의 메이지/아처처럼 두 개의 뿌리 클래스를 가진 경우도 있다.

클래스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패시브와 액티브 스킬을 배운다. 다른 클래스를 활성화하고 싶을 경우 '투명한 오팔'이라는 재화가 필요하며, 활성화한 클래스는 언제든 원하는 클래스로 전환 가능하다. 대부분 비슷한 승급 트리를 공유하지만, 가끔 칼스의 드래곤슬레이어처럼 특별한 클래스도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보자.

영웅 이하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비슷한 클래스를 공유한다. 해당 클래스에서 배울 수 있는 스킬도 패시브 스킬 2개를 제외하면 액티브 스킬은 1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동일 클래스라면 플레이 감성이 대체로 비슷했다. 그나마 패시브로 인한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 정도가 체감됐다.

- 기억의 파편 드롭률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중복 캐릭터를 획득하거나 지역 조사로 얻는 기억의 파편은 캐릭터 각성에 사용된다. 흔히 생각하는 '한계 돌파' 시스템이지만, 각성 단계와 상관 없이 캐릭터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다만 지역 조사의 전설 파편 드롭률이 꽤 처참하다. 요구 개수를 고려하면 전설 등급 캐릭터의 경우 사실상 중복 캐릭터를 획득하지 않으면 각성 불가능하다. 영웅 무기를 풀 각성해야 노각성 전설 무기와 스탯이 비슷한 수준이니 가급적 픽업 캐릭터는 전설 무기 뽑는 것을 추천한다.

 

■ 시리즈 팬에게는 가장 선녀같은 창세기전 게임

- 100뽑 노전설 110뽑 2연 픽뚫까지 오면 솔직히 어지럽다

초반에도 느꼈던 것처럼 확실히 과금 부담이 심하다. 사실상 캐릭터와 무기를 이중으로 뽑아야 하는데 120회 천장에 픽업 대상 획득 시 초기화되는 것은 버겁다. 다른 게임의 경우 다양한 이벤트로 꾸준히 재화를 뿌리는데, 창세기전 모바일은 론칭 기념 출석 이벤트 외에는 별다른 수급처를 찾을 수 없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재화의 수급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클래스 승급 재료 요구량을 보면 다양한 캐릭터 육성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기자 역시 화속성만 3명을 키우다 한 명을 결국 포기했다.

네트워크 오류나 플레이 도중 꺼지는 등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공식 라운지를 보니 기자 외에도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향후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 칼스 6성 달성 및 드래곤나이트 라시드 출시까지는 존버할 예정이다

이외에는 대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애초에 전반적인 시스템 설계 자체가 동일 장르 아르케랜드와 매우 흡사하다. 기존 창세기전 IP 게임 중에서는 제일 낫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모바일 게임 시장은 늘 경쟁자로 넘쳐난다. 창세기전 시리즈에 별 반 관심이 없다면 많은 SRPG 중 이 게임을 굳이 플레이해야 할 동기부여가 힘들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숙제가 별로 없는 분재형 게임이라 부담이 적고, 과금이야 욕심을 조금 덜어내면 된다. 무엇보다 다른 창세기전 IP 게임들이 전멸한 수준이라 팬심 보정까지 고려한다면 그럭저럭 즐기기에 나쁘지는 않다.

창세기전의 등장 인물이 워낙 많기에 앞으로 나올 캐릭터도 무궁무진하다. 수집형 요소를 좀 더 보완하거나 이벤트로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기존 창세기전 게임에 실망한 시리즈 팬들에게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법하다.

장점

1. SRPG로서 무난한 게임성과 괜찮은 편의성



2. 창세기전 IP 게임 중 가장 나은 퀄리티



3. 플레이 시간 부담이 적어 분재 게임으로 적합



단점

1. 꽤 심한 과금 부담과 부족한 성장 재화



2. 수집형 SRPG임에도 부족한 캐릭터 매력



3. 회색의 잔영과 별 차이가 없는 메인·서브 퀘스트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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