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승인 쉽지 않네…‘한우 조각 투자’ 스탁키퍼, 증권신고서 철회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증권신고서란 50명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할 때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이를 철회했다는 건 상품 발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16일 뱅카우 운영사인 스탁키퍼는 “당사 사정에 의해서 (기존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철회를 신청한다”고 공시했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 11영업일 만이다.

스탁키퍼는 송아지를 공동 구매한 뒤 20~26개월간 키워 한우 경매 시장에 팔아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스탁키퍼는 송아지 구매비와 사료비, 사육 관리비 등을 모집하기 위해 8억6680만원(주당 2만원)을 공모했다. 회사가 제시한 수익률은 연 8~9%다.

원래대로라면 다음 달 1~10일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면서 일정이 틀어졌다. 스탁키퍼의 철회는 외형상 회사의 자진 철회지만, 통상은 그렇지 않다. 증권신고서를 철회하는 대부분의 경우, 그 이유는 금감원의 퇴짜다.

지난해 9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인 투게더아트는 제출 20일 만에 증권신고서를 자진 철회했는데, 한참 뒤 기초자산인 미술품의 매입 과정 등에 금감원이 객관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알려졌다.

투게더아트는 스탠리 휘트니의 ‘스테이 송(Stay Song) 61′을 기초자산으로 했는데, 회사는 해당 작품을 모회사인 케이옥션에서 샀다.

이번 스탁키퍼의 증권신고서 철회 사유 역시 투자자 보호가 미흡해 금감원이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크다. 투게더아트가 문제가 된 기초자산을 바꿔 금감원으로부터 신고서를 승인받은 만큼 스탁키퍼 역시 동일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