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에 레고켐 팔았지만 경영은 계속"

김유림 2024. 1. 16. 17: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눈 감기 전까지 레고켐바이오 경영을 맡아 신약 허가까지 직접 이뤄내겠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는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리온에 회사를 매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경영권 보장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용주 대표 인터뷰
"오리온의 진정성에 반했다"
다국적 제약사 인수 제안 거절
신약허가 때까지 회사 이끌 것

“눈 감기 전까지 레고켐바이오 경영을 맡아 신약 허가까지 직접 이뤄내겠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는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리온에 회사를 매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경영권 보장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국내 선두기업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15일 오리온에 매각됐다고 발표했다. 최대주주가 식품회사로 갑작스럽게 변경된다는 소식에 업계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까지 요동쳤다.

김 대표는 “예전부터 다국적 제약사, 국내 대기업 등 오리온보다 규모가 큰 회사들이 레고켐바이오를 사려는 의지를 보였다”며 “대규모 자금 지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훨씬 비싼 가격에 사겠다고 제안했다”고 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은 번번이 무산됐다. 김 대표는 “회사를 지배하려는 의도가 보여서 거절했다”며 “새로운 최대주주를 선택하면서 가장 최우선으로 염두에 둔 건 ‘소유하되 지배하면 안 된다’였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준에 맞는 최적의 파트너가 오리온이었다. 김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지분 일부를 오리온에 넘겼다. 오리온은 김 대표로부터 120만 주, 박세진 사장으로부터 20만 주를 기준가에서 할증 없이 5만6186원에 매입한다. 제3자 유상증자는 기준가액에서 5% 할증된 5만9000원에 보통주 796만 주를 4700억원에 확보한다. 오리온이 오는 3월 29일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 지분의 25%가량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유상증자 이후 김 대표와 박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3.37%, 0.50%로 낮아진다.

김 대표는 지난달 미국 얀센에 국내 제약·바이오 사상 최대 규모인 17억2250만달러(약 2조2400억원)에 기술수출을 성사시켰지만 아쉬움을 드러냈다.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 단계인 LCB84의 임상을 더 진행해 유효성을 확인한 뒤 비싸게 기술이전하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LCB84의 미국 임상 1상에서 환자 몇 명에게 투약을 진행했다”며 “막상 본격 임상에 착수해 보니 우리의 예상보다 두 배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다”고 했다. 얀센에 조기 기술수출을 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김 대표는 “신약 개발은 올바른 방향성과 좋은 기술, 풍부한 자금이 있어야 한다”며 “자금력과 속도 싸움을 계산한 결과, 조기 기술수출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오리온으로부터 확보한 자금으로 임상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는 국내 톱에서 글로벌 톱으로 빨리 가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장기적으로 직접 신약 품목허가까지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