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몸집 줄이고 고급차로 반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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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 내 5번째 생산 거점으로 설립한 충칭공장을 매각하며 중국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전기차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수 시장을 독차지하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거점을 베이징2·3공장 2곳으로 축소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뿐 아니라 인근 신흥국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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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누적적자 3조원 육박
과잉설비 줄여 적자 털어내
베이징 2·3공장만 가동
선택과 집중으로 생산효율화
판매차종 10종서 8종으로
SUV·고성능 N브랜드로 공략
현대자동차가 중국 내 5번째 생산 거점으로 설립한 충칭공장을 매각하며 중국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과잉 설비 문제를 해소해 영업손실을 줄이고 고성능·고급화와 현지 맞춤형 생산 전략으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반값 전기차'를 내세워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과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16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말 16억2000만위안(약 2990억원)에 충칭공장을 매각했다. 한때 5개에 달하던 중국 공장은 이제 △베이징2공장 △베이징3공장 △창저우공장 등 3개로 줄었다. 창저우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현재 가동 중인 공장은 베이징2공장과 베이징3공장뿐이다. 중국 내 연간 생산능력도 5개 공장을 모두 가동할 때 165만대 규모에 달했지만, 현재는 75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이렇게 위축된 생산능력도 과잉 상태라는 점이다. 2013~2016년 연간 100만대 이상에 달하던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2021년부터 30만대 안팎으로 떨어졌다.
과잉 설비 문제가 지속되면서 현대차의 중국 사업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베이징현대의 영업이익은 2013년 1조9370억원에 달했지만, 2017년부터는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0~2022년 최근 3년 사이에만 베이징현대는 총 2조9861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중국에서 현대차의 사업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과 BYD를 비롯한 중국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꼽힌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 실적이 정점을 찍은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 점유율은 38.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60%에 육박했다.
중국 정부가 2012년 전기차 산업 육성책을 내놓은 이후 현지 기업들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신에너지차 생산·판매에 주력했다. 현지 전기차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수 시장을 독차지하면서 현대차뿐 아니라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도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기업과 전면전을 펼치기보다 '선택과 집중'에 나서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생산 거점을 베이징2·3공장 2곳으로 축소해 생산 효율화를 추진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차량을 중국뿐 아니라 인근 신흥국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기존 10여 종에서 8종으로 줄이고 제네시스, 팰리세이드 등 고급·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현대차는 '뉴 엘란트라(아반떼) N'을 비롯한 고성능 N 브랜드 모델 판매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무파사' 등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한 현지 전략형 모델도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현대가 연간 1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현대차가 중국 사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생산·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중국은 2009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재진입을 시도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20여 년간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와 브랜드 이미지를 모두 매몰 비용으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이는 출혈경쟁을 유도해 경쟁 기업을 제거하고자 하는 현지 기업들이 가장 희망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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