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없는 SON 대체자? 베르너 이례적 발언 '화제'... "득점이 중요한 게 아냐, 더 많은 도움 기록하고 싶어"

박건도 기자 2024. 1. 1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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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베르너.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측면 드리블 시도하는 티모 베르너.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격수의 이례적 발언이다. 티모 베르너(28)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도움을 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 주장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베르너는 더 이상 많은 골을 넣는 데 집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경기의 다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조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 소속인 베르너는 겨울 이적시장 토트넘으로 전격 임대 이적했다. 토트넘에 합류한 지 채 일주일이 안 돼 데뷔전을 치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왼쪽 공격수로 출전해 도움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3~2024시즌 베르너는 유독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토트넘 이적 전까지 선발 출전 단 2회에 그쳤다. 베르너는 맨유와 경기 후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이제 나이가 좀 들었다. 어시스트와 빠른 달리기가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라며 "물론 득점을 하고 싶지만, 골은 게임의 주요 부분이 아니다. 팀 전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베르너는 친정팀 라이프치히로 향하기 전 2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첼시에서 뛰었다. 약 3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복귀전에서 베르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26)의 득점을 도왔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에는 항상 비판을 받곤 했다"라며 "많은 사람이 나의 득점을 더 보고 싶다는 걸 안다. 하지만 토트넘만의 전술이 있다.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 방식으로 뛰어야 한다. 도움을 통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골만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맨유전 경기력에 만족한 듯하다. 베르너는 "다른 선수를 위해 공간을 만들 것이다.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뛰고, 맨유전처럼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32)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해 토트넘 공격진에는 큰 공백이 생겼다. 베르너가 급히 선발로 나서게 된 이유다. 맨유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앙제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감독은 "베르너는 토트넘 합류 후 두 번의 훈련에 참가했다. 토트넘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베르너는 토트넘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그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티모 베르너. /AFPBBNews=뉴스1
두 팔을 치켜세운 벤탄쿠르.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경기력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은 아직 토트넘 경기 방식에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다. 곧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듯하다. 맨유와 경기에서도 위협적이었다"라고 평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베르너를 손흥민의 대체자라 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직접 밝혔다. 그는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한동안 뛸 수 없다. 베르너를 영입한 까닭이다. 토트넘은 공격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베르너는 공격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선수다.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맨유와 경기에서 베르너는 왼쪽 윙어로 나서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27), 오른쪽 날개의 브레넌 존슨(23)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 토트넘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경기를 위해 팀을 떠났다. 손흥민을 비롯해 주전 미드필더 마타 파페 사르(22)와 이브 비수마(27)도 빠졌다. 둘은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참가했다. 토트넘은 맨유전에서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29)와 올리버 스킵(23), 벤탄쿠르를 내세웠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핵심 수비수들은 공식 경기에 복귀했다. 약 두 달간 결장한 미키 판 더 펜(22)과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26)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히샤를리송은 손흥민의 공백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맨유전 헤더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영국 '풋볼 런던'은 히샤를리송에 이날 최고 평점인 8을 줬다. 미드필더 벤탄쿠르와 로메로도 같은 점수를 받으며 빛났다.

토트넘 맨유전 선발 라인업.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10일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베르너의 토트넘 입단 사진.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베르너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매체는 도움을 기록한 베르너에 평점 7을 주며 "베르너는 벤탄쿠르의 골을 도왔다. 앞서 두 번의 좋은 기회를 놓친 걸 만회했다"라며 "지난해 11월 후 첫 공식 경기에서 79분을 뛰었다. 슈팅은 아쉬웠다"라고 평가했다.

경기는 치열했다. 전반전에만 세 골이 터졌다. 맨유는 라스무스 호일룬(21)이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나갔다.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40분에는 맨유가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25)의 골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전 초반에는 토트넘이 다시 골을 터트렸다. 베르너가 맨유 오른쪽 측면을 뚫었고, 절묘한 패스로 쇄도하는 벤탄쿠르를 찾았다. 벤탄쿠르는 정확한 슈팅으로 맨유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토트넘 흐름으로 이어졌다. 볼 점유율을 높인 토트넘이 맨유를 경기 내내 압박했다. 맨유는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후 토트넘은 신입 수비수 라드 드라구신(21)을 투입하기도 했다. 수비 숫자를 늘려 맨유의 후반 막바지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토트넘은 승점 1을 챙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결과에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토트넘은 경기를 이길 수도 있었다. 승리하지 못한 건 불운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력은 훌륭했다. 올드 트래포드는 승리하기 어려운 곳이다"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무대에 전격 복귀한 베르너는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베르너는 토트넘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디 애슬레틱'이 밝힌 조항에 따르면 토트넘은 오는 여름 1550만 파운드(약 260억 원)에 베르너를 완전 영입할 수 있다. 토트넘은 10일 베르너 입단 발표 당시 독일 국가대표팀 선수이기도 한 베르너는 2023~2024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토트넘에서 뛴다. 여름에 영구 이적이 가능한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 등번호 16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티모 베르너.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감독이 원한 선수다. 베르너의 토트넘 입단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설득이 컸다. 영국 '미러' 등에 따르면 맨유도 베르너 영입을 노린 바 있다. 베르너는 입단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와야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을 바로 줬다. 토트넘이 경기하는 방식은 내게 완벽하게 들어맞는다"라며 "토트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싶다.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를 떠날 때, 잉글랜드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 예상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기 때문이다. 지난 클럽에서도 나는 항상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도 달성했다. 토트넘에서도 트로피를 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베르너의 최전성기는 라이프치히 시절이었다. 토트넘은 "다재다능한 공격수인 베르너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라이프치히에 합류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이었다. 최고의 시즌에서는 32경기 21골을 넣으며 팀이 준우승을 차지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베르너는 라이프치히 입단 후 4시즌 연속 팀 내 리그 최다 득점을 올렸다. 2019년 11월에는 마인츠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8-0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유독 토트넘과 연이 깊은 선수였다. 토트넘 공식 채널에 따르면 베르너는 두 개의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을 상대로 득점을 터트린 바 있다. 이제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을 위해 뛰게 됐다. 베르너는 "토트넘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 빅클럽에 합류했다. 이미 토트넘과 몇 경기를 치러봤다"라며 "첼시나 라이프치히 상관 없이 토트넘과 경기하면 항상 빅매치가 이뤄졌다. 토트넘의 일원이 되어 정말로 기쁘고 기대된다"라고 구단 인터뷰에서 말했다.

라두 드라구신(왼쪽)과 티모 베르너. /사진=토트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어 "무엇보다도 감독님과 대화에서 많은 것들이 저를 이끌었다. 정말 좋은 이야기였다. 이 클럽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 감독님과 얘기하며 들은 전술과 스타일, 경기 운영 방식도 제게 와닿았다. 완벽히 들어맞는다 생각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특별하다. 팀에 좋은 선수도 많다. 이 모든 점이 모두 흥미로웠다"라고 답했다.

두 번째 EPL 도전이다. 명예회복을 자신한 베르너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를 희망한다. EPL을 조금만 본 사람들도 제가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고 있다. 경기장에서 상대 위협이 되는 것도 잘 안다. 관중들을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내게 만족하기를 바란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첼시 시절이 끝난 뒤 분데스리가 복귀 후 생활도 언급했다. 베르너는 "1년 반 전 영국을 떠난 뒤 EPL을 봤다. 토트넘은 항상 제가 보는 클럽이었다"라며 "전 구단에서 우승을 열망했다. 기어이 UCL 타이틀도 따냈다. 토트넘에 왔다고 해서 너무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우리는 티모가 골문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보았다.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토트넘에 득점을 터트린 바 있다. 2020년 9월에는 카라바오컵과 경기에서 첼시 소속으로 데뷔골을 넣었다. 당시 토트넘은 페널티킥 골로 승리했다"라며 "당연히 토트넘은 이제 베르너를 상대하기보다, 그가 우리를 위해 득점하도록 열망하고 있다. 공격진 세 자리에서 뛸 수 있는 그의 중요한 능력을 믿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키 판 더 펜. /사진=토트넘 홋스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손흥민(왼쪽)과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AFPBBNews=뉴스1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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