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처법 유예해야" 노동계 "협박성 발언"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 불과 10여 일 앞두고 노정 갈등 격화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된다.

정부가 이를 불과 10여 일 앞두고 2021년 1월 26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이미 3년이나 미뤄 온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재유예' 압박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인천에서 중소·영세사업장 대표들을 만나 50인 미만 사업장 확대 적용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과시했다.

16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 사실상 민주당 등 야당에 재유예를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촉구했다.

가뜩이나 고금리와 고물가로 영세기업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짐까지 지우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더 이상 존속하기 어렵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근로자들과 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동계는 "기존 유예 기간에 영세기업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손을 놓고 있던 정부가 법 적용이 임박하자 재유예만 주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국노총 이지현 대변인은 "대통령이 나서서 '피해가 고스란히 노동자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거의 협박 수준의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지현 대변인은 이어 "노동자들이 죽어서 유지되는 기업이라면 존속할 이유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은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그리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다음 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재유예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1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50인 미만 사업장 재유예를 위한 법 개정안이 상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해 국회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5일까지 전국 광역시도 민주당사 앞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재유예 반대 릴레이 1인 시위도 진행한다.

한편, 법 개정 칼자루를 쥔 민주당 역시 16일 정책위원회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년간 법 적용을 준비했어야 할 행정부 수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그러면서도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재유예 국회 논의의 전제 조건을 다시 제시했다.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를 집중 관리할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2조 원 이상의 50인 미만 사업장 산재 예방 직접 예산 확보 등이다.

정부와 여당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관측이지만, 정부와 여당의 전격 수용으로 국회 논의가 이뤄질 경우 노동계의 거센 저항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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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희진 기자 heejj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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