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칼럼] '알리 직구'에 중독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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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30년간 중국이라는 승천하는 용의 등에 올라타서 함께 성장했다.
거듭된 품귀로 파동을 겪은 요소수 등 한국이 해외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품목에서 중국산이 4000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 직구 사이트에는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중독된 한국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쉬인, 테무 등 중국 직구 사이트를 이용해본 많은 사람은 스스로를 중독자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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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한 품목 4천개 달해
가성비 시장공습에 속수무책
文정부땐 日대상 수입다변화
이젠 中수입품 대응전략 절실
우리 PB제품도 경쟁력 키워야
한국은 지난 30년간 중국이라는 승천하는 용의 등에 올라타서 함께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3가지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우선 한국 수출입 구조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최대 수출국도 20년 만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둘째,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커졌다. 거듭된 품귀로 파동을 겪은 요소수 등 한국이 해외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품목에서 중국산이 4000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 직구 사이트에는 의존하는 수준을 넘어 중독된 한국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셋째,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한중 간 기술 격차가 사라져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시간 축지법'과 '공간 확장법'으로 한국을 따라잡았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건너뛰고 전기차로 전환했으며 유선전화를 생략하고 휴대폰으로 넘어갔다. 광활한 땅에서 동시다발적인 시험으로 단기간에 노하우를 축적했다.
달라진 패러다임의 후폭풍은 한국에 직격탄이 됐다. 최근 중국은 재고 상품을 '창고 대방출' 같은 할인 형태로 처리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쉬인, 테무 등 중국 직구 사이트를 이용해본 많은 사람은 스스로를 중독자로 표현한다. 소비재는 물론이고 내구재까지 중국산 공습이 매섭다.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로 조사됐다. 각각 월평균 371만명과 354만명이 늘었다.
유통업계는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하는 한국인이 전체 인구의 30%를 넘어가면 중국이 한국 시장을 쥐고 흔들 수 있다고 본다. 시장이 장악된 상태에서 중국 당국이 특정 품목의 수출을 막게 되면 피해를 입는 건 소비자뿐만 아니다. 중국은 최근 갈륨·마그네슘·흑연 등 희토류뿐 아니라 요소수까지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모두 국가의 기간산업이나 안보와 연결돼 있다.
이미 자국 시장의 성장 한계에 봉착한 중국에 한국은 만만한 시장이다. 축구 경기에 비유하자면 골키퍼 없는 골대와 같다. 특히 중저가의 소비재는 가성비를 앞세우면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는 중국 기업들이 이 같은 좋은 기회를 놓칠 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 우선 중화학공업과 경공업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경공업 분야의 소비재 수입은 소비자들의 가격 선택권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분별한 해외직구로 들어오는 짝퉁에 대한 심사는 대폭 강화해야 한다. 해외직구가 3배 늘어나면서 짝퉁 직구도 6배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99.7%가 중국산이라는 본지 보도(2023년 11월 14일자)가 있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단속은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 물론 무조건적인 단속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한국 내에서 가성비 높은 PB 상품 생산을 늘려야 한다. 한국에서의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노동 관련 규제나 입지 규제부터 고쳐야 한다. 원료 수입과 관련된 중화학 분야는 수입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툭'하면 수출금지를 무기로 삼는 희토류나 요소수는 중국 외에서 들여올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지난 정부 때 대외 무역정책의 한 축이 일본에서 소재나 장비를 들여오는 비중을 줄이고 수입처를 다변화하자는 것이었다. 이제는 중국산 수입 비중을 줄이는 '수입처 다변화 2.0 전략'을 실행할 때다.
[김대영 국차장 겸 컨슈머마켓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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