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감독 '성난 사람들' 美 에미상 8관왕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1.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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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스티븐 연 등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에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녀 주연상 등을 휩쓸며 8관왕에 올랐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액션, 치정, 스릴러 등 트렌디하면서 보편적 요소들을 담은 수작"이라며 "TV 방송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채널이기 때문에 ('성난 사람들'의) 에미상 정복은 K컬처 역사에 하나의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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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감독·스티븐 연 주연
골든글로브 3관왕 이어 쾌거
한국계 美 이민자 품은 분노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담아내
"K컬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오른쪽)과 주연 배우 스티븐 연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진, 스티븐 연 등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이 에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녀 주연상 등을 휩쓸며 8관왕에 올랐다. 골든글로브 3관왕, 크리틱스초이스상 4관왕에 더해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다관왕에 오르면서 '오징어 게임'에 이어 K컬처를 미국 내 주류 문화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열린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성난 사람들'의 이성진 감독은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을 받으며 세 차례 시상대에 올랐다. 주연 배우 스티븐 연과 앨리 웡 역시 각각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며 무대에 섰다.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미국인 도급업자 대니 조(스티븐 연)와 베트남계 사업가 에이비 라우(앨리 웡)의 난폭 운전 사건을 그린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이 감독은 자신이 실제 겪은 난폭 운전 사건을 바탕으로 각본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난폭 운전자의 뒤를 쫓은 경험이 있는데 그때만 해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성난 사람들' 팀원과 가족, 응원해준 모든 분, 그 시절 난폭 운전을 했던 그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성난 사람들'의 에미상 석권으로 K컬처가 미국 대중문화에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도 받지 못한 작품상, 작가상에 남녀 주연상까지 휩쓸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확실히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성난 사람들'은 한국계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액션, 치정, 스릴러 등 트렌디하면서 보편적 요소들을 담은 수작"이라며 "TV 방송은 미국 사회에서 가장 대중적인 채널이기 때문에 ('성난 사람들'의) 에미상 정복은 K컬처 역사에 하나의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난 사람들'은 착실하게 살아가지만 가슴속에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는 평을 받는다. 2020년 골드글로브 외국어영화상, 2021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윤여정)을 받은 영화 '미나리' 이후 재미동포 이야기가 다시 미국 평단의 주목을 받은 것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 사회의 주류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정체성을 지키려 하는 한국계 이민자들의 독특한 특성에 미국 문화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의 국가 브랜드,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나 9개월 때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한국에서 초등학교 3~5학년을 보내고 미국으로 돌아간 재미동포다.

스티븐 연 역시 다섯 살에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으로 드라마 '워킹데드', 영화 '옥자' '버닝' 등에 출연했다. 영화 '미나리'로 한국계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성난 사람들'은 지난 7일에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남녀 주연상 등 3관왕, 14일에는 크리틱스초이스상 시상식에서 작품상·남녀 주연상·여우조연상 등 4관왕을 휩쓸었다. 6일과 7일에는 기술진과 스태프에게 수여하는 프라임타임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을 받았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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