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외로움과 싸우는 일… 꼭 살아남아 달라”

김용출 2024. 1. 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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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언제나 뭔가를 쓰고 있었거든요. 삼십 년도 더 전에 386도 아닌 286 컴퓨터를 사서 혼자 단편소설을 써보고, 그 컴퓨터로 육아일기를 써서 나만의 책도 만들어보고, 마흔 살 나이에 만화 스토리를 써서 응모도 해보고, 인터넷에 판타지나 호러 소설도 써보고, 아무것도 안 쓰고 몇 년이 지나기도 하지만 결국 또다시 쓰기 시작하고, 아무 보상도 없이 그냥 혼자 쓰고 싶은 대로. 소설이 아니더라도 뭐가 됐건, 이야기를 만들어 글을 쓰는 것은 그냥 제 인생에 항상 있어 온 일입니다."

202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된 유호민씨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글을 쓴 지 얼마나 됐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고민하게 된다며 이같이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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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2024 신춘문예’ 시상식
소설 유호민 “꿋꿋이 계속 갈 것”
詩 부문 한백양·평론 김유림 수상
정희택 사장 “작품 쓰고 또 써야”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언제나 뭔가를 쓰고 있었거든요. 삼십 년도 더 전에 386도 아닌 286 컴퓨터를 사서 혼자 단편소설을 써보고, 그 컴퓨터로 육아일기를 써서 나만의 책도 만들어보고, 마흔 살 나이에 만화 스토리를 써서 응모도 해보고, 인터넷에 판타지나 호러 소설도 써보고, 아무것도 안 쓰고 몇 년이 지나기도 하지만 결국 또다시 쓰기 시작하고, 아무 보상도 없이 그냥 혼자 쓰고 싶은 대로. 소설이 아니더라도 뭐가 됐건, 이야기를 만들어 글을 쓰는 것은 그냥 제 인생에 항상 있어 온 일입니다.”

202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된 유호민씨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글을 쓴 지 얼마나 됐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고민하게 된다며 이같이 고백했다. 유씨는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무명 가수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저, 하나뿐인 목숨 대신 긴 인생을 걸고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꿋꿋하게 계속 가겠다”고 작가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16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2024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당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소설부문 유호민, 시부문 한백양, 문학평론부문 김유림 당선자와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최상수 기자
올해 개최된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돼 화제가 됐던 시 부문 당선자 한백양씨는 “제가 아닌, 시 속에 있는 인물이나 상황, 세계가 시를 이끌어가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다”며 “새로운 인물과 주인공, 세계를 발견하며 이런 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론 부문 당선자인 김유림씨는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어떤 책임감도 느끼고 문학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진다”며 “새로운 인식이나 관점을 가지게 해주는 평론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이날 신춘문예 심사위원단을 대표해 “당선자들은 한 달 전쯤 기자의 전화를 받고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마치 구름 위를 산책할 기분으로 이 자리에 왔을 것 같다”면서도 “오늘 이후 굉장히 외로워질 것이다. 마치 구름에 있다가 지하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학은 외로움과 싸우는 일”이라며 “꼭 살아남아서 문학을 빛내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본지 정희택 사장은 세계일보를 대표해 한 인사말에서 “매년 맞는 자리이지만, 다시 한 번 신진 작가 탄생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며 “등단작이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도록 작가 타이틀이 잠시 빛나는 훈장으로 묻혀 버리지 않도록,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지치지 말고, 그리고 멈추지 말고, 작품을 쓰고 또 써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흔히 문학은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는 예술행위’라고 한다”며 “모쪼록 시대의 아픔과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좋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한국 사회는 물론 인류의 정신문화를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해 달라”고 격려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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