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원 잡아라"… 신세계·롯데 대격돌
삼성전자 등 대기업 집중
신세계는 스타필드 새로 열고
롯데는 백화점 고급화 나서
연간 유동인구 1억명을 자랑하는 경기 수원시에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그룹 등 유통 강자가 격돌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말 다섯 번째 스타필드를 개점하고, 롯데백화점은 고급화 재개장으로 맞선다. 백화점·쇼핑몰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수원에서 유통 대기업이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오는 26일 수원시 장안구에 스타필드 수원을 개장한다. 하남, 코엑스몰, 고양, 안성에 이어 다섯 번째 스타필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5일 공사 현장을 방문해 "'다섯 번째 스타필드'가 아니라 '첫 번째 스타필드 2.0'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존 지점과 차별화하는 데 공들이는 모양새다.
스타필드 수원은 신세대 경험형 소비의 메카를 목표로 한다. 식음료(F&B) 특화 구역인 바이츠플레이스, 청담·이태원 등 지역별 맛집을 엄선한 고메스트리트를 마련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에서 문화 체험 공간으로 유명한 별마당 도서관도 스타필드 수원에 들였다. 피트니스와 실내 골프연습장, GX룸, 수영장, 사우나 등을 한곳에 망라한 피트니스클럽 콩코드도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에 맞서 롯데백화점은 수원점을 재단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잠실점을 비롯해 본점·인천점 등 주력 점포의 재단장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는데, 수원점도 리뉴얼 대상이다. 지난해 10월 재단장에 착수했으며 올해 2월 부분 개점을 시작으로 상반기 중 리뉴얼을 완료할 예정이다. 리뉴얼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공사 중에도 전체 점포는 계속 운영된다.
롯데백화점 수원점 리뉴얼의 초점은 '고급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수원에 대기업 연구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구매력을 갖춘 고객이 대폭 늘고 있어 프리미엄 상품 기획(MD) 강화에 중점을 두고 리뉴얼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잠실점이 고급화에 집중해 6%대 성장률을 찍었듯 수원점도 프리미엄 상품군 확보에 힘을 모은다는 것이다. 실제 그랜드 오픈 전 가장 막바지까지 공사를 진행할 카테고리가 럭셔리 제품군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그룹은 양사 간 대결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절대 강자인 AK플라자와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수원은 지난해 매출이 512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가량 늘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이 같은 기간 6%에 이르는 역신장으로 매출 3882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AK플라자 수원의 최대 강점은 접근성으로 평가된다. 애경그룹은 수원역 민자역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역사 안에 AK플라자를 입점시키는 방식으로 유동인구를 흡수했다. 다만 쇼핑몰 내부 이동이 다소 복잡한 것으로 평가돼 롯데백화점과 스타필드의 편의성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어필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유통 공룡이 수원에서 대규모 상업시설 경쟁에 나서는 것은 이 지역의 잠재 고객 때문이다. 수원시 인구는 지난해 123만3424명으로 전년 대비 0.69% 늘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유동인구는 1억200만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다. 아울러 청소년·청년(만 9~34세) 비중은 34%로 경기도 전체(30%)와 비교해 4%포인트 높다.
유통업계에서는 수원이 향후에도 성장을 거듭하며 경기 남부 산업·유통의 핵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두산로보틱스 등 첨단기업 본사가 집중돼 있어 젊은 층이 계속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또 수원역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결이 검토되고, 3기 신도시가 확대되는 등 다수 호재가 예상된다. MZ세대 증가가 기대되는 수원이 핵심 공략지로 부상한 것이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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