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 도시계획 변경 두고 "곶자왈 파괴" vs "재산권 침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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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함덕 일부 부지를 개발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현지 토지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제주시는 '2030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의 일환으로 함덕리 곶자왈 일대 '보전관리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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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시가 함덕 일부 부지를 개발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현지 토지주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함덕 곶자왈 도시계획 변경 반대 함덕 주민회(이하 반대 주민회)와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회견을 열어 "곶자왈과 지하수를 파괴하고 땅 투기를 조장하는 도시계획 변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제주시는 '2030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의 일환으로 함덕리 곶자왈 일대 '보전관리지역'을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계획관리지역 변경 대상은 과거 '상장머체'라고 불리던 곳으로서 마라도 면적의 4배가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이곳이 계획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자연환경을 고려한 제한적 이용·개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반대 주민회 등 단체는 "해당 지역 대부분은 지하수 보전 1·2등급 지역"이라며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할 경우 공장 신축 등 개발행위가 가능해진다. 투수성이 높은 지하수 보전지역 위에 거대한 오염원이 자리잡으면 함덕의 미래에 치명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이 지역은 (현재) 보전관리지역이어서 지가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용도가 변경되면 폭등할 것"이라며 "결국 함덕 도시계획 변경은 몇몇 투기세력과 토지 소유주들에게 지가상승의 과실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소수의 근시적 이익을 위한 도시계획 변경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제주시는 당장 도시계획 변경 시도를 중단하고 지하수 보전을 위해 해당 지역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계획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회견 현장엔 해당 지역 일대 토지주들이 찾아와 반대 주민회 측에 항의하는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토지주 A씨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재산권 침해"라며 "이미 시에서 열람 공고를 내 열람도 끝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논란이 된 곳은 제주도가 곶자왈 지대로 고시해 관리하는 구역이 아니라, 잡목·농경지로 이뤄진 지역"이라며 "향후 영산강유역환경청 협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남아 있는 만큼 (반대 측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서 숲(곶)과 덤불(자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고 있다. 이곳엔 북방한계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고 있고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생성하는 등 제주 생태계의 보고로 인식돼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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