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경포해변에 등장한 판잣집과 분화구의 정체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 1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강릉 평창 정선 횡성에서 열린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개최 도시마다 다양한 문화 행사와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 무료 경기 관람에 평소 접하기 힘든 겨울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강릉 경포해변에는 ‘지구를 구하는 멋진 이야기들’이라는 주제로 19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겨울 바다를 찾는 여행객에게 포토존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지구의 미래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다.
‘플루리버스: 여러 세계로 이루어진 또 하나의 세상’은 갖가지 어업 도구를 장난감처럼 엮여 놓았다. 다양한 존재가 새롭게 관계 맺는 공간을 제안하는 작품이다. ‘소통의 통로’는 모래사장에 뻗은 덩굴손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힘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래사장 한가운데에 분화구처럼 둥글고 깊게 파놓은 작품은 ‘미래의 유물들: 롱기누스의 창’이다.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 빨대를 본 작가가 과도한 소비와 자원 낭비를 꼬집는 성찰적 작품이다. 가장자리의 사다리에 올라 망원경으로 쓰레기에 적힌 깨알 같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롱기누스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창으로 찌른 로마 군인이다.
합판으로 짓다 만 판잣집도 여러 채 보인다.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는데, 내부에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설치미술과 영상이 전시돼 있다. ‘초원의 거인’은 곡물창고가 먼지 속으로 사라지는 풍경을 11분짜리 애니메이션으로 보여 준다. 쓰레기장을 헤매는 ‘메타염소 해리’도 충격적이다. 옆 건물에는 ‘산호들’이 전시돼 있다. 산호를 닮은 키네틱 사운드 조각 작품으로 위기에 처한 수중 생태를 고발한다.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며 작품마다 도슨트가 상주해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강릉아트센터에서는 대회 기간 다양한 문화예술공연이 열린다. 20일 ‘꿈의 오케스트라 강릉’ 공연을 시작으로 23일 스트리트댄스, 국악,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국립현대무용단의 ‘HIP 合’ 공연이 열린다. 25일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새해, 새로운 에너지와 신세대’를 주제로 장중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6일에는 국립합창단이 가곡에서부터 팝송, 오페라, 뮤지컬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흥겨운 합창여행’을, 27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갑진년 새해와 동계청소년올림픽을 축하하는 클래식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29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의 ‘전통무용과 전통유희’ 공연에 이어, 31일에는 국립발레단이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 ‘해적’을 역동적 군무와 화려한 테크닉으로 선보인다. 27일 평창돔과 강릉 관동대 하키센터에서는 K팝 콘서트와 K컬처 페스티벌이 예정돼 있다.
각 경기장 주변에서는 이색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린다.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올림픽파크 하키센터 일대에서는 미니 하키와 컬링, 바이애슬론 체험을 할 수 있고,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는 ‘인간 인형 뽑기’ 행사와 함께 미니 바이애슬론과 스키점프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경기장 인근에 문을 연 몰입형 미디어전시관 ‘딥다이브’는 평창의 새로운 볼거리다.
이밖에 횡성 웰리힐리파크에서는 스키 스피드 챌린지가 열리고, 정선 하이원리조트 마운틴하우스에는 4m 크기의 대형 뭉초 포토존이 설치된다. ‘뭉초’는 대회 마스코트로 ‘눈 뭉치’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대회를 전후해 평창에서는 두 개의 겨울 축제가 열린다. 진부면 오대천 일대에서 진행되는 송어축제는 이달 28일까지 계속되고, 대관령면(횡계)에서는 27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대관령눈꽃축제가 예정돼 있다.
동계청소년올림픽은 개막식을 제외한 모든 경기가 무료 관람이지만, 티켓 판매 홈페이지(tickets.gangwon2024.org)에서 입장권을 예매해야 한다. 웰리힐리리조트와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스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해당 리조트에서 별도로 리프트 및 곤돌라 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강릉=글·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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