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용자 최적 챗봇 자동으로 연결해줘”… 삼성전자, 갤럭시S24용 AI 특허 출원
삼성 음성 AI 비서 ‘빅스비’에 적용될 듯… “성능 대폭 개선 기대”
”헬스케어·쇼핑 등 킬러 콘텐츠 도입도 고려해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폰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자동으로 최적의 챗봇을 선택해주는 특허를 출원했다.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질문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변을 줄 수 있는 챗봇을 기기가 골라주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오는 18일(한국시각) 공개되는 ‘갤럭시S24′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음성 AI 비서 ‘빅스비’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AI폰 대중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챗봇 변경을 위한 전자 장치 및 이의 제어 방법’ 특허를 출원했다. AI가 탑재된 전자장치가 이용자가 말한 음성을 텍스트(문자)로 처리해 화면에 표시하는 기술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또 기기가 스스로 응답 메시지를 제공하기 위해 챗봇을 결정하고, 챗봇과 연결된 서버로부터 정보를 수신해 화면에 표시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특허청에 등록한 문서를 통해 “(해당 특허를 통해) 사용자가 일일이 챗봇을 지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으며, (사용시) 챗봇이 변경되더라도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서 변경된 챗봇과 대화를 수행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에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가우스’ 뿐만 아니라 구글 ‘바드’, 오픈AI ‘GPT-4′,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 챗봇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출원한 특허로 챗봇들을 별도 설정 없이 고루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다른 기업들이 만든 챗봇을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자동 전환 기능까지 넣는 이유는 AI폰 대중화에 있다”며 “챗봇에게 정확한 답변을 들은 이용자들이 AI폰 성능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면 추후 출시되는 AI 기기의 구매 확률도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AI폰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빅스비는 성능 논란에 휩싸여 삼성전자에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IT 전문 매체 아르스테크니카는 빅스비 출시 당시 “가장 조용한 환경에서 적당한 음량으로 말했을 때 구글 AI 음성비서인 ‘구글 보이스 어시스턴트’는 질문을 인식한 반면 빅스비는 그렇지 못했다”라며 “빅스비는 음성 비서보다는 구식 받아쓰기 앱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업계에 따르면 빅스비의 음성 AI 비서 점유율은 2017년 12%에서 지난해 8%로 감소했다.
갤럭시S24 출시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빅스비’ 기능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이전 빅스비의 모델은 예상 질문을 미리 학습시켜 답변하는 체계라, 학습 범위 바깥에 있는 질문이 나오면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만든 LLM(초거대 언어모델)이 적용된 AI 챗봇은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학습한 만큼 질문자의 국적, 관심 분야 등 세부적인 정보까지 고려해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생성형 AI가 적용되기 전과 후의 음성 비서의 성능은 수십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보면 된다”라며 “학습하는 데이터 양이 다른 데다 말하는 스타일과 언어, 문맥까지 전부 고려해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폭 향상된 하드웨어 기능으로 학습한 내용을 저장해둘 수 있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음성비서 기능을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생성형 AI 적용만으로는 빅스비 사용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남상욱 부연구위원은 “질문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답을 하는 기능은 이전부터 빅스비나 시리 등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질문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차별화 지점이 될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 쇼핑 기능 등 킬러 콘텐츠를 통한 차별화를 고려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AI폰 시장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도 올해 9월 자체 개발 AI를 탑재한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보나 샤오미 등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도 AI가 적용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경쟁에 나서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7년 생성형 AI폰 출하량은 5억2200만대로 추산된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8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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