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가 휩쓴 美 에미상..'성난 사람들' 8관왕 쾌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에미상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난 사람들'(BEEF)이 에미상 8관왕을 차지했다. 한국계 감독과 배우가 뭉쳐 한국계 이민자들의 고충과 삶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 시사하는 바가 크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 열렸다.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작품상은 '성난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은 감독상과 작가상을 수상했고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 역시 남우 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중국·베트남계 배우 앨리 웡이 받은 여우주연상, 캐스팅상, 의상상, 편집상까지 이날 '성난 사람들'은 총 8관왕을 차지했다. 11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남녀 조연상과 음악상을 제외한 모든 상을 휩쓸었다. 

이성진 감독은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제가 겪었던 감정을 녹여낸 것이다. 이 쇼를 보고 자신의 어려운 경험을 털어놔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는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스티븐 연은 자신이 연기한 대니를 향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편견과 수치심은 아주 외로운 것이지만, 동정과 은혜는 우리를 하나로 모이게 만든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은 운전 도중 벌어진 사소한 시비에서 시작한 주인공 대니와 에이미의 갈등이 극단적인 싸움으로 벌어지는 과정을 담은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스티븐 연을 비롯한 한국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지난해 4월 공개된 '성난 사람들'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시청시간 TOP 10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적에서 흥행을 자랑했다.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 역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앞서 진행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3관왕(작품상·남녀 주연상)에 올랐고, 크리틱스초이스 시상식에서도 4관왕(작품상·남녀 주연상·여우 조연상)을 차지했다. 'TV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며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역시 '성난 사람들'의 가치를 인정했다. 

최근 들어 한국인 이민자를 다룬 작품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커져 왔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와 애플티비플러스 오리지널 '파친코'가 대표적이다.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영국 아카데미 영국조연상, 미국배우조합상 등을 수상했다.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을 그린 '파친코'는 인기에 힙입어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한국계 캐나다인 감독 셀린 송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도 골든글로브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