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화장실만 몇 번째야"…추위에 부쩍 잦아진 실수, 설마 요실금?

천선휴 기자 2024. 1. 16. 16: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온 떨어지면 방광 예민해져…'과민성 방광' 약물 치료해야
비만, 변비도 영향…예방·증상개선엔 '골반 근육운동' 효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나 요즘 왜 이렇게 화장실을 가고 싶은지 몰라. 참기도 힘들고… 내 친구는 멀리 갈 땐 기저귀도 찬다는데 나도 그러면 어쩌지 싶고…."

60대 초반의 A씨는 최근 소변 실수를 하는 일이 잦아졌다. 나이가 든 이후 화장실을 더 자주 가게 되긴 했지만 요즘처럼 밥 먹듯 드나드는 일은 흔치 않았다.

화장실이 급해 막상 소변을 봐도 그 양도 많지 않았다. 문제는 화장실에 급히 가도 바지를 내리기 전 실수하기 일쑤였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을 갔을 때도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참지 못하는 일까지 생겼다. A씨는 "추워지면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는데 정말 날씨 때문인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소변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후 요관을 통해 방광에 모인다. 이때 정상적인 사람은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채워지면 화장실을 가야겠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요실금 환자는 여러 이유로 방광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수축하거나 소변이 새지 않도록 막아주는 요도 괄약근 및 골반 근육이 약화돼 소변을 실수하게 된다.

문제는 이 요실금이 겨울철 추운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은 우리 몸의 방광 주변 근육과 조직을 수축시켜 방광을 예민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근육 수축에 영향을 주는 교감신경 또한 활성화시켜 근육 수축력을 떨어트린다. 이 때문에 괄약근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요실금 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김정훈 중앙대 광명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보통 소변이 마렵다는 신호가 오면 화장실 가서 바지 내릴 때까지 참아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먼저 찔끔 나오는 경우를 절박성 또는 급박성 요실금이라고 한다"며 "기온이 떨어지면 계절적인 영향으로 신경이 예민해져 소변이 자주 마려운 느낌, 참기 힘든 느낌 등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 News1 DB

김 교수에 따르면 요실금은 크게 절박성과 복압성으로 나눌 수 있다.

절박성은 A씨처럼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렵다는 것을 느끼고 소변을 참지 못하고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남성 여성 구분 없이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남성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심할 때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은 대부분 진단명으로 '과민성방광'이라고 하는 방광이 예민해지는 질병이 있을 때 절박성 요실금이 하나의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절박성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의 경우 설거지나 양치를 할 때, 세면대 물을 틀었을 때 물소리를 듣거나 엘리베이터 앞, 현관문 앞에서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것을 참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렇다고 소변을 자주 본다고 해서 무작정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김 교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대개 추운 겨울에 1시간에 한 번꼴로 화장실을 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심하게는 지하철을 탔다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는 중에도 세네번씩 깨서 화장실을 가는 배뇨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곤 한다"고 설명했다.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 항콜린제를 사용해 방광의 민감도를 떨어트린다. 다만 이 약물은 과민성 방광 증상은 개선하지만 입마름,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다.

반면 여성요실금이라고 불리는 복압성 요실금은 복부 내 압력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누출되는 것으로 전체 요실금의 80~90%를 차지한다.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을 했거나 골반 근육 전체가 약해진 경우 주로 발병하는데 주로 30대 후반, 40대부터 시작되고 50~60대가 되면 심해진다. 이 경우엔 기침할 때, 웃을 때, 재채기 할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등 배에 힘을 주는 행위를 했을 때 소변이 찔끔 새곤 한다.

복압성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방광에 생리식염수를 채우고 기침을 했을 때 소변이 새는지를 알아보는 요역동학검사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복압성 요실금은 우선 처음 진단된 경우 약물치료, 체외 자기장 치료, 골반근육운동(케겔운동) 등을 해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권장한다"며 "효과가 없다면 중부요도슬링이라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그럴 경우 복압성 요실금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요실금 예방과 증상 개선에는 케겔운동이라고 알려진 골반 근육 운동이 효과적이다. 또 중년 이후 복부 비만은 요실금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또 자극이 많은 음식, 음주, 흡연도 요실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생활습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 또한 방광을 자극하기 때문에 변비가 있다면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sssunhu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