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담서원까지…식품가 오너 3·4세 "바이오가 미래다"
롯데·CJ·삼양라운드스퀘어 오너 3·4세, 바이오 사업 '특명'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오리온그룹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며 식품산업을 넘어서 새 바이오 먹거리를 찾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CJ 등 다른 식품·유통 대기업 역시 오너 3·4세를 앞세워 바이오 등 다른 사업부문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은 55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레고켐바이오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가 됐다.
ADC는 암세포는 잘 죽이지만 부작용이 심한 화학항암제를 암 조직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번 지분 인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 매입을 통해 이뤄졌다. 인수 주체는 홍콩 소재 오리온 계열사인 팬오리온코퍼레이션으로 중국 지역 7개 법인의 지주사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담서원 경영지원팀 상무가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책무를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담 회장은 고(故)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의 사위로 담 상무는 오너 3세다.
식품 업계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바이오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식품 시장이 인구 감소 등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는 각 그룹의 오너 3·4세들이 앞장서고 있다. 그룹을 직접 이끌기 전 시험대로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 역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로 이 실장은 오너 4세다.
1990년생인 이 실장은 2016년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관리팀장 겸 과장을 거쳐 2022년 현재 직책을 맡았다.
오너 4세가 바이오 부문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을 만큼 CJ그룹이 관련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CJ제일제당은 레드바이오 독립법인인 CJ바이오사이언스에 힘을 주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신약 후보 물질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바이오기업인 천랩을 인수한 CJ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항암제, 장질환 치료제, 신경질환 치료제 등 15개의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 10건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수십조 개의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롯데그룹 역시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점찍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경영에 직접 참여할 만큼 바이오 부문을 강화해야 할 '특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2022년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제약회사 BMS가 보유한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의약품 CDMO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72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은 487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대부분의 매출은 미국에서 나오지만 국내 비중도 높이기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 KI20 블록에 3개의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해 총 36만리터(ℓ)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출 계획이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의 장남 전병우 상무 역시 CES2024에 참석해 바이오 부문을 주의깊게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상무는 창업주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의 손자이기도 하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푸드테크, AI헬스케어 등 바이오 부문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전 상무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양라운드스퀘어 내 삼양스퀘어랩은 바이오와 연관된 '푸드케어' 분야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만 두고 보면 갈수록 줄고 있는 만큼 해외로 나가거나 바이오처럼 신사업을 찾아야 한다"며 "바이오는 식품 기술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ri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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