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모, 농작업의 완전화를 넘어 완전 무인화를 꿈꾼다

조광현 기자(cho.kwanghyun@mk.co.kr) 2024. 1. 1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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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농업에 관심이 많은 자율주행 전문가로 팀 구성
아그모 솔루션만 설치하면 모든 농기계의 자율주행 가능
23년 12월 퓨처플레이, 주식회사 경농으로부터 프리 A 투자 유치
완전 무인화를 꿈꾸며 기술 개발에 매진
아그모 박승진 대표와 인터뷰 중이다
자율주행 4단계인 농작업에 주목한 아그모
“디지털농업의 시작은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농작업부터 할 수 있어야 한다.”

강남 소재 아그모 사무실에서 만난 박승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농업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농업 데이터 수집, 분석, 처방, 그리고 농작업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데이터 수집, 분석, 처방 단계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그모가 관심을 둔 분야는 4단계인 농작업이다.

데이터 수집, 분석, 처방은 농업 현장을 데이터로 진단하고 인공지능으로 처방해 작목을 추천하거나 자율 농작업, 스마트 유통, 관리로 편리성과 생산성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농업 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는데 몇 가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온도, 토양, 작물, 습도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농작업 환경에 맞는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해도 이를 분석하고 처방하기에도 어렵다. 예를 들어 이랑 간격을 70cm로 하고 포기 거리는 10cm, 종자는 구멍 당 2알씩 3cm 깊이로 150kg을 파종하라는 처방이 있다 해도 이 처방에 맞게 농작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도 여전히 중요한 문제가 남는다. 바로 농작업을 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경운작업을 15센티 깊이로 해야 한다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처방을 내려도 이를 지키지 못하거나 이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디지털농업이 많이 발전했지만 농민이 직접 작업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농작업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아그모는 처음부터 농기계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농업에 관심이 많은 자율주행 전문가로 시작한 농기계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농기계 자율주행을 연구했으며 아그모 창업멤버 모두 같은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정밀농업연구실 석박사 출신이다.

레벨3의 농기계 자율주행 공급
현재 농기계 자율주행의 레벨3을 실행하고 있는 곳은 아그모가 유일하다. 농기계 자율주행 레벨1은 직진 주행이 가능한 단계, 레벨2는 선회와 완전자율주행 등 주행의 완전화가 이루어진 단계, 레벨3은 주행과 작업의 완전화가 이루어진 단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농작업기를 선회하기 위해서는 농작업기를 지면에서 들어올려야 가능한데 이러한 작업이 가능한 단계가 3단계다. 레벨4는 완전 무인화 단계로 미국의 존디어가 레벨4 단계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아그모는 농민에게는 레벨2 솔루션을, 학교, 농업기술센터, 영농조합에는 레벨3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솔루션만 설치하면 자율주행 농기계로 변신
‘아그모 솔루션’이라는 키트만 설치하면 모든 농기계를 자율주행으로 변신시키는 게 가능하다. ‘아그모 솔루션’은 센서, 오토스티어, HMI(휴먼머신인터페이스), 카메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핸들 타입의 농기계인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스피드 스프레이어 등에 부착하면 경운, 균평, 이앙, 수확, 방재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기존에 사용한 농기계에 아그모 솔루션만 부착하면 자율주행이 가능해 새로운 기기를 구입할 필요 없이 기존 농기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박 대표는 “현재 37만대가 이미 농가에 보급되어 있다. 기존의 농기계를 활용해 자율주행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솔루션을 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아그모 솔루션’은 23년 10월 출시했다.

농작업은 대부분 강한 햇빛 속에서 작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환경을 고려해 아그모는 모니터를 10.1인치 크기로 제작하였으며, 1000리트의 HMI를 사용해 강한 햇빛에서도 잘 보이도록 했다. 박 대표는 “주 사용자가 4060이고 야외에서 사용하다보니 여기에 맞는 UI/UX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예쁘게 만든 것에 치중했었지만 사용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라고 사용성에 대해 강조했다.

아그모 솔루션을 농기계에 부착하면 주행부터 설정해야 한다. 주행은 크게 4가지 모드가 있다. 직진, 커브, 유턴(선회), 완전자율주행. 직사각형 농지는 직진 주행을 설정해 자율주행할 수가 있다. 사용자가 한번 직진이나 커브, 유턴을 운행하게 되면 운행기록을 복사해서 이후의 작업을 자율주행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농지의 특성상 직사각형 모양보다는 다각형이 많다. 이럴 경우 완전 자율주행으로 설정하게 되면 농기계가 알아서 작업해준다. 완전 자율주행 방식은 농지의 경계선을 운행하면 농지 안면을 자율주행으로 운행하게 된다. 후진도 가능하다. 이렇게 한번 자율주행을 완료하게 되면 경로를 저장해 다음에 그대로 실행할 수가 있다.

박 대표는 “아그모 솔루션의 장점은 여러 농기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앙기 같은 경우 1년에 2주 정도만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 농기계의 스펙을 설정해서 아그모 솔루션을 부착해 사용하면 된다. 현재는 스펙을 직접 설정해야 하지만 향후에는 제조사와 연동해 스펙을 자동설정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아그모 솔루션은 인력 문제 해결과 생산량 증대에 효과적이다. 현재 농가에 인력이 부족한 실정으로 아그모 솔루션이 인력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생산량 증대와 작업 시간 감소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박 대표는 “아그모 솔루션을 활용할 경우 생산량이 10% 가량 증가한다. 작업 시 사람 대비 오차율이 줄이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같은 주행속도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30% 이상 시간을 줄일 수가 있다.”라고 아그모 솔루션의 효능에 대해 설명했다.

해외 진출과 완전 무인화에 도전
우선 우리나라와 영농환경이 비슷한 나라가 타깃이다. 미국, 유럽과 같이 대농지로 이루진 곳은 직진 주행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한 곳이다. 반면 한국이나 아시아처럼 소규모 영농환경이 갖춰진 곳은 대부분 다각형의 농지가 많기 때문에 유턴, 후진, 선회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아그모 솔루션이 적합하다. 아그모는 올해 일본,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벼농사, 밭농사에서 10년 안에 사람의 모든 일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박 대표가 밝히 아그모의 비전이다. 아그모는 자율주행의 마지막 단계인 레벨4 즉 완전 무인화를 꿈꾸고 있다.

아그모는 서울대학교 바이오 시스템공학 및 정밀농업 연구실에서 자율주행을 연구했던 학석박사 출신 연구원 5명이 2022년 창업한 팀이다. 23년 12월 퓨처플레이, 주식회사 경농으로부터 프리 A 투자를 유치했다.

박승진 대표가 아그로 솔루션으로 농작업한 실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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