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충청권 전략지역구 5곳 선정…후보들 셈법 복잡
영입인재 전략공천 가능성 제기…표밭 다져온 예비후보들 불공정 공천 우려도
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5개 선거구를 전략지역구로 선정하면서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그동안 닦아 놓은 지역구에서 경선 조차 이뤄지지 않고 전략공천으로 마무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전국 17곳을 전략지역구로 선정하고 나머지 236개 지역구에 출마할 후보자를 공개 모집한다.
17곳의 전략지역구 가운데 대전과 세종, 충남은 5곳이 선정됐다. 충청권 전략지역구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 서구갑(박병석·6선)과 세종시갑 (홍성국·초선)이다.
현역의원 탈당으로 생긴 전략지역구는 대전 유성을(이상민·5선), 충남 천안을(박완주·3선), 충남 논산·계룡·금산(김종민·재선) 등이다.
전략 지역구는 현재 활동하는 후보들이 아닌 제3의 인사가 전략적으로 단수 공천을 받거나 지역에서 활동하는 후보들 가운데 한명을 단독으로 전략공천할 수 있다.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충청권 5곳의 선거구가 전략 지역구로 선정되면서 이곳에서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들은 제각각 셈법이 복잡해졌다.
대전 유성을은 이상민 의원이 탈당한 뒤 국민의힘으로 전격 입당하면서 전략지역구로 선정됐다. 내리 5선을 한 이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이동하면서 판세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안개속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이 출마선언을 한 가운데 최근 중앙당이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영입했다. 유성을 지역구가 전략지역구로 선정되면서 황 책임연구원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황 책임연구원은 영입 당시 비례대표보다 지역구를 선호한다고 밝힌바 있어 유성을 지역구 전략공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허 전 시장의 출마지역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을 역임한 만큼 대전 어느 곳에 출마한다 해도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동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는 또 다른 전략지역구인 서구 갑이다.
서구 갑의 경우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해 전략지역구로 선정됐다. 현재 정치신인과 여성정치인 등 6명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치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허 전 시장의 이동 가능성과 전략지역구 선정에 대해 해당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큰 변화는 없을 것 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예비후보는 "당헌당규상 현역 불출마 지역이나 사고 지역의 경우 전략지역구로 선정하고 전략공천관리위원회와 공관위에서 후보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는 만큼 지역 판세 등을 고려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중앙당이 전략적으로 단수공천을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한 예비후보는 "새벽부터 나와 거리 인사를 하고 하루종일 유권자들과 만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3의 인물이 공천되거나 경선 없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해 대전 전체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세종갑 지역구는 초선인 홍성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략지역구로 선정됐다. 이곳에는 서울 종로구 출마 의사를 접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거론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만큼 노 전 대통령이 계획한 세종시에 출마해 행정수도 세종시를 완성하겠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 역시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을 다지고 있는 후보들이 상당수인 만큼 단수후보로 전략공천이 이뤄지게 되면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민 의원의 탈당으로 전략지역구가 된 충남 논산·계룡·금산의 경우 황명선 전 논산시장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있다. 충남에서 대표적인 친이재명계로 평가받고 있는 황 전 시장이 공천을 받게 되면 무소속 상태인 김 의원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지 주목된다.
충남 천안을 지역구는 박완주 의원의 제명으로 전략지역구로 선정됐다. 현재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이규희 전 의원 등은 물론 정치신인 다수가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단수후보로 공천을 받게 될 경우 양 전 지사와 이 전 의원이 유리하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이 충청권 5개 지역을 전략지역구로 선정한 만큼 일부 지역구는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공천과정의 내홍이 본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중앙당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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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인상준 기자 sky0705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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