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연초부터 4447억 베팅했건만…주가 16% 뚝 '눈물'

양병훈 2024. 1. 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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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종목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며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저가 매수 차원에서 이들 종목을 담고 있지만 주가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종목은 삼성전자와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액 3위다.

개인이 이 종목을 담는 건 최근 수개월간 주가가 많이 떨어져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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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株 쓸어담는 개미…떨어지는 칼날 잡았나
개인, 올해 삼성SDI 4447억 순매수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가 16% '뚝'
POSCO홀딩스, SK이노, LG엔솔 등도 부진
정부 보조금 축소에 충전 인프라 미비 부각
수요 확대 걸림돌…"고 PER 株 조정 불가피"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미래모빌리티엑스포에 설치됐던 삼성SDI 홍보관. 삼성SDI 제공


2차전지 종목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지속해서 하향 조정되며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저가 매수 차원에서 이들 종목을 담고 있지만 주가 반등이 당분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차전지 수요를 결정하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둔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미가 쓸어 담은 삼성SDI 16%↓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삼성SDI를 44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삼성전자와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액 3위다. 개인이 이 종목을 담는 건 최근 수개월간 주가가 많이 떨어져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79만3000원(3월 7일 종가)으로 고점을 찍은 뒤 1년 가까이 주가가 하락을 지속했다. 올 연초부터 이날까지도 16.31% 주저앉았다.

삼성SDI 주가그래프


다른 2차전지주도 상황이 비슷하다. 올해 개인이 2005억원어치를 담아 순매수 6위에 오른 POSCO홀딩스는 연초 이후 12.41% 하락한 상태다. 개인 순매수 1423억원(9위)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이 기간 12.76% 떨어졌고, 개인이 813억원어치(14위)를 담은 LG에너지솔루션과 597억원어치(22위)를 산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각각 6.32%, 15.46%씩 내려앉았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떨어진 주요 원인은 실적 전망 후퇴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2조6376억원, 1개월 전 2조3740억원, 최근 2조2879억원 등으로 내려앉았다. POSCO홀딩스(-8.0%), SK이노베이션(-7.0%), LG에너지솔루션(-10.9%), 포스코퓨처엠(-3.4%) 등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내리막을 걸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 반등 요원

미국 중앙은행(Fed)의 3월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조정의 원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가 늦어질지언정 연내 인하가 무산될 가능성은 작아 “기다리면 곧 해결되는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기차 수요가 구조적으로 둔화하면서 2차전지 종목의 실적 반등이 요원해졌다는 것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결국에는 전기차 시대가 오겠지만 그 속도는 시장이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딜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67% 성장했지만 향후 5년간은 10% 중후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성장세 둔화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가 넘는 배터리 기업의 주가 조정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120.8배에 달한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한국 등이 올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축소한 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최근 수요 둔화로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생산 대수를 줄이거나 생산을 연기하는 일이 잦다”며 ”고소득층, 얼리어답터, 환경보호론자를 넘어 다른 소비층에까지 전기차가 퍼지기에는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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