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하이틴 고객' 모시기 나선 진짜 속내는

한전진 2024. 1. 16. 1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대만을 위한 '하이틴 멤버스' 출시
만 14~19세 회원만 이용 가능
늘어나는 경쟁자…'잠재고객' 잡아라
올리브영 / 그래픽=비즈워치

CJ올리브영이 10대만을 위한 뷰티 멤버십 서비스를 내놨다. 미래 잠재 고객인 10대 고객층을 빠르게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업계에서 10대만을 타겟으로 한 뷰티 멤버십은 처음이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흐릿해지며 컬리와 쿠팡부터 균일숍 다이소까지 CJ올리브영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멤버십은 최근 경쟁자 급증에 부담을 느낀 CJ올리브영의 시장 방어 전략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2004~2010년생만 이용 가능

CJ올리브영은 지난 15일 10대 전용 멤버십인 '올리브 Hi-TEEN 멤버스'(이하 하이틴 멤버스)을 선보였다. 기존 CJ올리브영의 멤버십인 '올리브 멤버스' 내에 마련됐다. 만 14~19세 회원만을 위한 할인 등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만 14~19세 회원이 올리브 멤버스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하이틴 멤버스' 혜택까지 더해 주는 방식이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뷰티 업계에서 10대만을 타겟으로 한 멤버십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10대의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이 CJ올리브영의 설명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자기관리에 관심이 많은 10대가 늘어나고, 화장품 첫 구매 연령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하이틴 멤버스 운영을 결정했다"며 "실제로 지난해 말 15세~19세의 올리브 멤버스 비중은 연초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월 10대를 위한 멤버십 할인 행사가 열린다. CJ올리브영은 매월 14일부터 19일까지를 '1419 DAY'로 지정했다. 14살부터 19살까지라는 의미다. 이달은 1만원 이상 구매 시 2000원이 할인되는 '1419 DAY 쿠폰'을 준다. 경품도 있다.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해당 쿠폰을 사용하면 '태블릿PC' 등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10대 '콕' 찝은 이유

하이틴 멤버스의 목적은 미래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 업계에서 멤버십은 고객을 록인(Lock-in) 시키는 수단이다. 회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 매장이나 플랫폼을 계속해서 이용하게 한다. 특히 10대는 잠재적인 미래 소비층이다. 초기에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 되어도 평소 익숙하던 서비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CJ올리브영 매출 / 그래픽=비즈워치

'10대 뷰티' 역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청소년기는 여드름 등으로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나이다. 진정 크림, 여드름 패치, 등 케어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색조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시기다. 인스타그램 등 SNS 접촉이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유튜브 등 뷰티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실제로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기준 CJ올리브영의 10대 회원 구매액은 전년 대비 약 80% 증가했다. 

앞서 CJ올리브영은 앱 안에서 SNS를 즐길 수 있는 '셔터'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 역시 10대 20대 회원들을 겨냥한 서비스다. 셔터는 SNS 방식의 일종의 커뮤니티 서비스다. CJ올리브영 멤버십에 가입하면 셔터에 짧은 문구와 사진을 올릴 수 있다. 활발하게 활동하면 인플루언서 성격의 '셔터브리티'(Shutterbrity)로 선발될 기회도 생긴다. 

조급한걸까 과감한걸까

업계에서는 이번 멤버십 출시에 대해 CJ올리브영이 경쟁자 급증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고 있다. 경쟁자들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채널까지 뷰티 제품을 주력 상품군으로 취급하기 시작하면서다. 컬리는 '뷰티컬리'를 론칭했고 쿠팡도 뷰티 전용관 '로켓럭셔리' 열었다. 배달의민족도 '뷰티케어 셀렉트 샵'으로 당일 배송을 진행 중이다. CJ올리브영이 10대 고객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오프라인에선 '간접적인 경쟁자'로 꼽히는 다이소의 기세가 무섭다. 최근 10대의 뷰티 성지는 다이소다. 1000원, 2000원 등 균일가에 주머니가 얇은 10대들이 몰리고 있다. '다이소 뷰티템', '다이소 꿀템' 등의 유튜브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다이소의 기초·색조화장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0% 신장했다. 

/ 그래픽=비즈워치

물론 일각에서는 이런 '10대 뷰티 멤버십'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청소년의 화장품 사용을 조장해 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올리브 Hi-TEEN 멤버스의 '1419 추천템' 페이지를 보면 아이라이너, 메이크업 브러쉬, 대왕 퍼프 등 화장품도 적지 않다. 아직 10대의 화장품 사용은 사회의 엇갈린 시선이 공존하는 '뜨거운 감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소득이 없는 10대들은 최저가만을 찾아 구매하는 소위 '체리피커'형 소비 경향이 짙다"며 "이들을 타깃으로 한 멤버십으로 10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올리브영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10대는 객단가가 높지 않지만 뷰티 트렌드를 이끌고, 잠재적 소비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