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3N’ 수장 교체···체질개선 리더십 시험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주요 경영진 교체를 예고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사령탑 교체로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오는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논의한다.

가장 큰 변화가 있는 곳은 엔씨다. 엔씨는 최근 최고사업책임자(CBO) 3명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 개편을 단행해, 논란이 됐던 ‘가족경영’ 체제를 탈피한다. CBO 3인은 ‘리니지’ IP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를 비롯한 신규 지식재산(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임명됐다.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각각 최고전략책임자, 최고퍼블리싱책임자 자리를 내려놓고 해외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엔씨 측은 “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분야별로 권한과 성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엔씨는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한 후 자회사(엔트리브소프트)를 폐업하는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주력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 속 지난해 12월 출시한 TL이 예상보다 시장의 반향을 얻지 못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업계 부진 속 원톱으로 올라선 넥슨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3월 일본 본사 대표로 가면서, 해당 자리를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넥슨에 공동대표 체제가 들어서는 것은 15년 만으로, 신작 개발과 대외 활동·경영을 분담하는 투톱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넥슨은 비판받는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게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콘솔 플랫폼 중심의 신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대대적 사업모델 전환에 나섰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메이플스토리’ 확률 아이템 조작 사건과 관련해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찾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메이플스토리 게이머들은 넥슨을 상대로 단체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도 최근 변호사 출신의 경영기획 담당 임원 김병규 부사장을 각자대표로 승진 내정했다. 삼성물산을 거쳐 2015년 넷마블에 합류한 김 내정자는 기획과 법무, 계열사 관리 등 그룹 전반의 경영을 맡은 전략기획통으로 불린다. 김 내정자는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기존 도기욱 대표는 각자대표에서 물러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에 집중키로 했다. 신작 부진과 기존 작품의 매출 감소에 작년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낸 넷마블은 올해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넷마블은 “해외 계열사 관리와 전략 기획에 전문성을 가진 김병규 내정자가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