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동 잘려 휑… ‘木숨’ 다한 여주 강천섬
여주시 “쓰레기 걸림, 강물 흐름 영향줄 수 있어 불가피”
여주시가 수천만원을 들여 강천면 강천리 강천섬 내 10~20년 된 느티나무와 아까시 나무 수백그루를 벌목해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16일 여주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강천면 강천리 강천섬 느티나무와 아까시 나무 수백그루가 베어져 강변에 버려진 채 방치되고 있다.
또 강천섬과 연결된 강천리와 굴암리 바위늪구비부터 굴암교까지 남한강변에는 직경 20㎝ 이상 되는 나무들이 밑동이 잘린 채 수십t 가량 쌓여 있다.
남한강변에 위치한 강천섬은 57만1천㎡에 잔디광장 등이 조성돼 여주 주민은 물론 자전거를 이용해 여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놀이터로 주목받는 관광명소다.
시는 공개입찰(지난해 국가하천 강천섬 지장수목 제거사업)로 4천554만5천원에 A업체를 선정해 벌목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시는 이 사업을 시행하면서 벌목업체에 선별적으로 벌목하도록 지침을 알리지 않아 수십년된 느티나무 등도 모두 베어 버렸다.
주민 B씨(65·여주시 강천면)는 “A업체는 군사작전을 벌이는 것처럼 강천섬 둘레의 수십년 된 나무들을 무분별하게 베어냈다”며 “보존해야 할 수형이 좋은 나무를 왜 한꺼번에 살처분하 듯 모조리 잘라냈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벌목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 C씨(용인시)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최근에는 탄소흡수 기능유지 등 생태계 보호와 친환경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벌채구역의 10% 이상을 남겨둔다”며 “나무의 종류와 상태 등을 살펴 선별해 벌채와 가지치기 등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한 탄소흡수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수령의 나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다”며 “버드나무와 아까시, 뽕나무 등 수령이 10년에서 20년 전후 나무들이 무분별하게 벌목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여주시 하천과 관계자는 “지난 수해 때 굴암교 쪽과 본류의 많은 나무가 전도돼 비닐 등 각종 쓰레기가 걸리면서 흉물이라는 민원이 많았다”며 “나무가 강물에 쓰러져 강물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베어 내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유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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