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에 상위권 소신지원…SKY 경쟁률 더 세졌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4. 1. 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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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정시마감 결과 분석하니
서울대 4.44대1 등 최고 수준
이공계 최상위권 합격생
의대 중복 합격시 이탈 불보듯
교대 경쟁률 3.2대1 치솟아 눈길
합격선 하락 기대에 지원 몰려
지방국립대는 지원자 수 줄어
2024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 마감 결과 서울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4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대학에 따라 정시 경쟁률이 상승한 곳도, 하락한 곳도 있었으나 주요 대학과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수능' 여파로 인해 상위권 학생들이 상향지원을 하는 경향이 예년보다 더 강해졌다.

SKY 정시 경쟁률 전년 대비 상승

먼저 서울대를 살펴보면 2024학년도 정시 경쟁률은 4.44대1로 지난해 3.07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지원자 또한 6971명으로 지난해 4455명보다 2516명(56.5%) 증가했다. 연세대의 경우 4.62대1로 지난해 3.68대1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원자 수는 8713명으로 지난해 6601명보다 2112명(32.0%) 증가했다. 고려대의 정시 경쟁률은 4.19대1로 지난해 3.69대1보다 상승했다. 지원자 수는 7955명으로 지난해 6972명보다 983명(14.1%) 증가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정시 경쟁률 상승 원인은 변별력 있는 수능을 통해 성적을 획득한 상위권 학생들이 상향지원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대 이공계 최상위권 합격생의 경우 다른 대학의 의대 중복 합격 시 빠져나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 범위를 확장시켜 주요 10개 대학의 정시 경쟁률을 살펴보면 이들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32대1로 지난해 4.75대1보다 상승했다. 지원자 수도 7만5617명으로 지난해 6만5375명에서 1만242명(15.7%) 증가했다. 지방권 주요 대학인 지방거점국립대의 경우 정시 경쟁률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지원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권 의대, 서울권보다 경쟁률 높아

2024학년도 전국 39개 의대 정시 경쟁률은 6.63대1로 지난해 6.71대1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권 9개 의대의 평균 경쟁률은 3.63대1, 경인권 3개 의대는 16.20대1, 지방권 27개 의대의 평균 경쟁률은 7.73대1로 나타났다. 지방권 의대의 평균 경쟁률이 서울권 의대 평균 경쟁률의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에도 서울권은 3.73대1, 지방권은 7.76대1로 올해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금년도 의대 지원 인원을 살펴보면 지방권에는 736명 모집에 5686명이 지원했고, 서울권에는 401명 모집에 1455명이 지원했다. 지원자 수만 보면 지방권이 서울권에 비해 3.9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서울 수도권 학생이 대거 지방권 의대에 지원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수도권 학생이 지방권 의대 중복 합격으로 의대 간 연쇄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서울권 최상위 이공계 학과 합격생 또한 지방권 의대에 동시 지원하는 경우가 있어 의대로 이탈하는 현상은 올해 높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덕에…이공계 특성화대학 경쟁률 상승

금년도에는 첨단학과 경쟁률 또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공계 특성화대학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함에 따라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서울대는 올해 첨단융합학부를 신설했는데 73명 모집에 329명이 몰려 경쟁률이 4.51대1을 기록했다.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는 KAIST, GIST, DGIST, UNIST 등 4개 대학이 있는데 이들 대학은 정시 3회 지원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지원이 가능하다. 4개 과학기술원의 올해 평균 경쟁률은 103.74대1로 지난해 61.87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지원자 수도 6743명으로 지난해 3712명보다 3031명(81.7%) 증가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KAIST의 정시 경쟁률은 107.35대1로 지난해 37.05대1보다 크게 상승했다. DGIST는 97.47대1로 지난해 59.60대1보다 상승했고, UNIST 또한 112.0대1로 지난해 54.1대1보다 상승했다. 반면 GIST는 96.93대1로 지난해 123.80대1보다 하락했다. 2022학년도에 신설된 한국에너지공과대는 올해 40.10대1을 기록했다. 그러나 선발 첫해 95.30대1, 지난해 60.30대1의 경쟁률에 비해 3년 연속 하락했다.

교대, 최근 5년간 최고 경쟁률

인문계에서는 교대와 초등교육과 정시 경쟁률이 급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전국에 교대 10개와 초등교육과 3개가 있는데 정시 경쟁률은 올해 3.20대1로 전년 1.96대1보다 상승했다. 지난 경쟁률과 비교했을 때 최근 5년간 올해 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원자 수 또한 지난해 4280명에서 올해 8025명으로 전년 대비 3745명(87.5%) 증가했다. 교대의 금년도 수시에서 미선발로 인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750명이었다. 또한 합격선 하락과 합격 기대심리의 상승으로 지원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시 중복 합격으로 인한 연쇄적 이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합격선 또한 어떻게 변화될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2025학년도는…의대 정원 확대·무전공 등 체크해야

2025학년도 입시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들이 있다. 우선 의대 모집 정원 확대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에 증원을 희망하는 최소 인원은 2151명으로, 현재 모집 정원 3058명에서 최소 70% 이상 증원을 희망하고 있다. 만약 의대 정원이 확대된다면 이과 상위권은 소신 지원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상위권 이공계에 다니다가 반수를 택하는 학생도 늘어날 예정이다. 금년도 입시 변화에서 주목해야 하는 다른 하나는 대학의 무전공 선발이다. 교육부에서는 올해 모집 정원의 20%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 시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는 학과 통합은 물론 자유전공학부 모집 인원을 늘리거나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전공이나 단과대학 통합 선발의 경우 기존 비인기학과와 인기학과를 통합해서 선발하게 되므로 합격선이 기존 대학 발표와 다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킬러문항'이 배제됐다고 알려졌음에도 어려운 수능이었다. 2025학년도 수능도 이 같은 기조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금년도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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