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미 '통합' 속도, 시너지 창출·조직 안정 총력…경영권 분쟁 조짐 암초

정용철 2024. 1. 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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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CI가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했지만 첫해 적자에 빠지는 등 실질적인 시너지는 물론 소통도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에선 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적 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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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간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 시일 내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위해 통합 지주사 사명 변경부터 인적 자원 교류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 조짐 속에서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해 신속히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CI·한미 통합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사명·CI 변경과 함께 OCI-한미약품 그룹 간 인적 교류 논의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특히 OCI그룹 내 고위 임원을 한미약품그룹에 파견, 시너지 창출과 조직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OCI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현재 OCI그룹에서 최소 상무급에서 최고 사장급까지 2명 정도를 한미약품그룹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계열사로 가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27%(7703억원)를 인수하고, 고 임성기 창업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가 되고, 임주현 실장 측은 OCI홀딩스에서 개인으로는 1대 주주(10.37%)가 될 예정이다. 임 실장은 OCI홀딩스를 통해 한미약품그룹을 승계하게 된다.

OCI 본사 전경

통합 지주사인 OCI홀딩스 사명·CI 변경은 물리적 통합을, 인적 자원 교류는 화학적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OCI그룹의 인사 파견은 양사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시너지 창출 모색에 초점을 맞춘 만큼 계열사 사장보다는 투자나 재무 등을 담당하는 임원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두 그룹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장기적으로 OCI 자원 투입을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조직 고도화 등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CI가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했지만 첫해 적자에 빠지는 등 실질적인 시너지는 물론 소통도 잘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에선 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소통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적 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미약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조짐도 통합 작업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꼽힌다.

임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은 줄곧 이번 통합을 반대해 왔다. 한미약품그룹이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전무한데다 이번 통합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 실장 모녀의 상속세 마련 등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사장은 통합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와 함께 경영권 확보에도 나서 통합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을 보유한 주요주주다.

한미 일가 장남이 경영권 확보, 통합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법적 공방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조직 내부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OCI로의 흡수, 오너 일가 집안싸움 등 부정적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고, 양사 시너지 창출 등 긍정적 요소를 조직 내 심기 위해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5일부터 그룹 사내 게시판 내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 언론 보도에 대한 설명과 입장을 상세히 전달하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 승인과 주식 매매 절차 등 완전 통합을 위한 과정이 남아 있다”면서 “사명변경 등 여러 통합 작업도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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