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찍는다면서요"…비트코인 ETF 상장에도 '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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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월가 데뷔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62만개(35조원)를 보유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펀드(GBT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에 따라 현물 ETF로 전환되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첫날 거래량 절반 정도가 그레이스케일에서 나왔다"며 "이는 GBTC가 ETF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환매로 인해 매도 물량이 잡힌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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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케일발(發) 매도 압력이 결정적"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월가 데뷔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2억원까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무색해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현재까지 10% 넘게 하락했다. 11일 한때 6600만원대를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다 5일 만에 5800만원대까지 밀린 것이다.
이날 오후 3시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65% 오른 58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5800만원대로 밀린 건 지난해 12월 말 이후 약 2주 만이다. 현물 ETF 상장 이후 급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토해낸 셈이다.
비트코인이 ETF 효과에 따른 상승 전망을 비껴간 이유는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발(發) 매도 압력이 커진 탓이다. 비트코인 62만개(35조원)를 보유한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펀드(GBT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에 따라 현물 ETF로 전환되면서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지난 2013년 출시된 GBTC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의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과거 SEC 규제에 의해 기관이나 퇴직연금 등은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안으로 출시됐다.
당시 GBTC 투자자들은 미국 증권법에 따라 6개월 간 의무보유기간을 거친 후 장외 거래소에서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즉 ETF 전환 전까지는 판매가 어려운 상품이었다.
이에 GBTC에 묶여있던 비트코인은 ETF로 전환되자마자 시장에 곧바로 풀렸다. 오랜기간 청산 위험 등을 버틴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ETF가 거래된 지난 11~12일 양일간 GBTC에서는 5억7910만달러(7710억원) 유출이 있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첫날 거래량 절반 정도가 그레이스케일에서 나왔다"며 "이는 GBTC가 ETF로 전환되면서 발생한 환매로 인해 매도 물량이 잡힌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블랙록 상품 등에서 발생한 매수 물량이 GBTC 매도 물량과 상쇄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투자자(고래)의 차익 실현 매물도 이번 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공급 물량의 90%가 매수 시점과 비교해 평가 차익을 보고 있는 상태다. 언제든지 차익 실현 물량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지난 13일 기준 비트코인 거래소 보유량은 약 210만개로, 현물 ETF 상장 사흘 전인 8일(208만개)보다 2만여개 늘어났다. 거래소 보유량이 늘면 비트코인 매도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상자산 온체인 분석 플랫폼 샌티멘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후 대형 고래들이 오래 보유한 코인을 빠른 속도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코인의 이동이 계속될 것이다. 이로 인해 상승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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