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용주 제이필드 대표, "양말로 해외에서 한류 이끄는 브랜드 되는 게 목표"

이윤정 2024. 1. 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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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그웨어 전문 기업, 바나나시스터즈로 양말 시장 선도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매장 오픈해 해외 공략
"패션의 완성은 양말, 소모품을 넘은 패션 아이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한국을 대표하는 레그웨어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죠.”

정용주 제이필드 대표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제이필드의 패션 양말 전문 브랜드 바나나시스터즈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글로벌 매장 1호점을 열고 순항 중이다. 한국의 레그웨어 전문 브랜드가 해외에 단독 매장으로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 정치적·종교적인 부분에서 제약이 많았다”면서 “우연히 필리핀 여행을 갔다가 그 곳에서 패션 양말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해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 마케팅을 토대로, 앞서 필리핀 시장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에 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패션의 완성은 양말’이라는 말이 있다. 젊은 층에게 ‘양말’이라는 존재는 패션 아이템 일부로 최근 여겨진다. 반면 중장년층에게는 여전히 ‘한철 신고 버리는 소모품’이나 ‘선물로 받는 사은품’으로만 인식되곤 한다. 정 대표는 이를 고려해 명확한 컨셉을 가지고 브랜딩을 전개하고 성장을 꾀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 뿐만 아니라 패션몰의 하나인 스타필드나 롯데몰에 바나나시스터즈 단독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열었다. 정 대표는 온라인외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게 ‘패션 양말의 대중성’을 지향하는 제이필드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에게 알리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마리 캐시미어 울 양말(위)과 프리미엄 모카 알파카 삭스(아래). (사진=제이필드)
정 대표는 바나나시스터즈의 제품 라인업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화려한 패턴이나 독특한 일러스트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디자인적 요소를 최대한 덜어낸, 단순하지만 소재에 집중한 제품 라인업으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이필드의 또 다른 브랜인 비아리츠가 22FW 시즌 출시한 캐시미어 소재의 ‘제니 캐시미어 울 니하이 삭스’는 23FW 시즌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23FW 시즌 제품인 ‘프리미엄 모카 알파카 삭스’는 가볍고 따뜻하며 쾌적함이 장점인 알파카 원사와 메리노울을 접목한 양말로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정 대표는 2024년에는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1년 넘게 한달 기준 보름 기간 외국에만 머물 정도로 제품의 브랜딩에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필리핀 마닐라 쇼핑몰에 문을 연 바나나시스터즈의 오프라인 매장이 그 결과물이다. 정 대표는 “번화가에 로드샵을 내지 않고 실내인 마카티 센츄리시티몰 내에 자리를 잡게 된 계기는 한국에서 로드샵 운영 경험이 컸다”며 “홍대에서 안테나숍 1, 2호점을 운영해보니 주변 여건에 따라 생기는 변수가 많았고, 요일·시간 심지어 날씨까지 매장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큰 리스크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 로드샵이 아닌 쇼핑몰에서만 매장을 운영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필리핀은 우리나라보다 쇼핑몰 위주로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규모가 큰 쇼핑몰들이 많다”면서 “필리핀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쇼핑몰들과 오랜 기간 접촉한 결과 한국의 명동같이 상징성 있는 지역인 메트로 마닐라의 센츄리시티몰에 자리를 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마닐라 바나나시스터즈 매장 내 위치한 증강현실(AR) 포토존 전경. (사진=제이필드)
정 대표는 필리핀 마닐라 매장에서 고객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인테리어로 현지 고객의 눈을 끌어냈다. 미니멀 디자인의 양말 등을 실내에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증강현실(AR) 포토존을 설치해 고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또 매장 내 공간을 활용해 브랜드 메시지를 AR 콘텐츠 형태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사전 오픈 기간에는 토니림(Tony Lim) 작가가 제작에 참여한 크리스마스 시즌 AR 콘텐츠를 선보여 쇼핑몰을 거니는 고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1년 내내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필리핀 기후를 고려하여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펼쳐지는 AR를 구현해 고객의 흥미를 이끌어낸 게 주효했다.
정용주 제이필드 대표.
정 대표는 “20년 넘게 ‘패션’이라는 한우물만 파며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이제 어떤 트렌드가 고객에게 어필 가능한지 나름의 판단 기준이 생겼다”며 “양말이라는 영역에 디자인 외에 시각적 체험을 건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미해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제이필드는 추후 양말을 기본으로 한 레그웨어 브랜드를 넘어서 티셔츠나 모자 같은 일상복뿐만 아니라 라운지웨어까지 제품군을 확장해 대중을 만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빙그레와 협업해 한차례 콜라보 제품을 출시한 바 있는 바나나시스터즈는 애니메이션 IP ‘브레드이발소’와 계약을 맺고, 올가을 성인·유아용 양말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윤정 (yunj7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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