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통제 적은 연 24조 준조세"... 부담금 '전면 재검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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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0여년 만에 부담금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경제 환경 등 변화로 타당성을 잃은 부담금 제도를 정리하겠다는 게 명분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나오는 대책들은 세금·부담금 등을 줄여주는 게 주요한데 재정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면 '페이고(Pay-go)'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부담금을 줄일 것이라면 그에 상응해 재정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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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60여년 만에 부담금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경제 환경 등 변화로 타당성을 잃은 부담금 제도를 정리하겠다는 게 명분이다. 가계·기업의 금전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실리적 측면도 있다. 4월 총선을 앞둔 '표심 잡기' 일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어려운 세수 여건 속에서 나라살림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행 부담금은 총 91개다. 올해 기준 징수액만 24조6157억원 규모다. 부담금관리 기본법을 마련한 2002년 7조4000억원이었던 징수액은 20여년 만에 3배 이상 불어났다.
부담금은 세금이 아니지만 공익사업과 연계해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사실상 세금을 의미하는 '준조세'로 불린다.
공공사업을 위한 재원 조달 목적으로 사업과 관련된 대상에 부과하거나 특정한 행위를 유인하는 정책 실현 목적으로 거둬들인다.
부담금은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 스며있다. 영화관에 가면 입장권 가액의 3%를 부담금으로 낸다. 담배에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한 갑당 840원)이 부과된다. 껌값에는 폐기물 부담금이 포함된다.
정부는 1961년 부담금 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전면 개편에 나섰다. 부과 타당성을 잃은 부담금은 폐지하거나 부과 요율을 변경하겠다는 게 정책 방향이다.
정부는 개별부담금의 존치 필요성을 3년마다 평가, 합리성이 낮은 부담금은 폐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흡하다. 20년 이상 유지된 부담금이 전체의 70%를 넘는다. 부담금이 상대적으로 조세저항이 작고 국회 통제를 덜 받다보니 정부가 필요할 때면 부담금을 만들어 돈을 걷어왔기 때문이다.
경제계에선 과도한 부담금 징수가 경제활동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법정부담금은 공익사업 추진·정책목표 달성 등을 이유로 부과되고 있지만 국민과 기업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지워 민간 경제활동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정비가 필요한 부담금으론 △영화상영관 입장권 부과금 △국제교류기여금 △출국납부금 △광물 수입부과금 및 판매부과금 △재건축부담금 등이 거론됐다.
국민이 직접 체감할 부담금이 적잖다. 총선용 메뉴로는 나쁘지 않다.
부담금 제도의 타당성과 별개로 부담금 축소는 나라살림에 부정적이다. 부담금은 중앙정부의 기금과 특별회계, 지자체와 공공기관 수입에 귀속된다.
부담금에 따른 재정수입이 줄어들 경우 적자 상황은 악화된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64조9000억원 적자다.
게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수 여건이 어렵고 대규모 감세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는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국세 수입액을 정부 예상치인 367조4000억원보다 약 6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최근 나오는 대책들은 세금·부담금 등을 줄여주는 게 주요한데 재정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면 '페이고(Pay-go)'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부담금을 줄일 것이라면 그에 상응해 재정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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