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연평균 기온 ‘역대 1위’, 최근 5년 모두 ‘역대 10위 내’

강한들 기자 2024. 1. 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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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노동자의 ‘폭염시기 휴게시간 보장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열렸던 지난해 8월 14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한 참석자가 얼음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지난해 지구는 역대 가장 뜨거웠다. 한국도 이를 피해 가지 못했다. 2023년 평균 기온은 ‘역대 최고’였다. 이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역대 가장 뜨거웠던 연도를 1~10위 꼽아보면 최근 5년이 모두 들어간다.

기상청은 16일 이런 내용이 들어간 ‘2023년 연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3일 2023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보다 1.45도 올라, ‘역대 가장 뜨거운 해’ 였다고 밝혔다.

한국의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3.7도로 1973년 이후 ‘1위’였다. 1990~2020년의 평균인 ‘평년값(12.5도)’보다 1.2도 높았고, 기존 1위였던 2016년 기록(13.4도)을 0.3도 경신했다.

12개월 중 9개월이 평년보다 높은 월 평균 기온을 보였다. 특히 3월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3.3도, 9월에는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낮 기온이 크게 올라 전국적으로 포근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달 8일 반소매를 입은 외국인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거닐고 있다. 2023.12.08 권도현 기자

1월, 11월, 12월 등 늦가을~겨울철에는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하루평균 기온의 표준 편차로 본 지난해 1월의 기온변동 폭은 4.3도(역대 5위), 11월~12월은 5.9도(역대 2위와 1위)였다. 기후변화는 기온 상승뿐 아니라 ‘변동성’도 크게 만드는데 열대지방보다 극지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기온 차가 작아지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던 ‘제트기류’도 약화하고, 극지방의 찬 공기가 중위도에 있는 한반도에 더 자주 내려올 수 있는 조건이 된다.

지난해 연 강수량은 1746㎜로 1990~2020년 평균 강수량(평년값)의 131.8% 수준이었다. 역대 3번째로 많았다.

12개월 중 6개월에서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지난해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660.2㎜였다. 12월에는 평년보다 ‘3.8배’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1개로, 평년(3.4개)보다 적었다. 태풍 ‘카눈’은 뚜렷한 ‘지향류’가 없어 ‘갈지’ 자로 이동하다가, 한반도를 반으로 가르며 지나갔다. 기상청은 “관측 이래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한 최초의 태풍”이라고 밝혔다.

카눈이 이례적으로 오래 ‘생존’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경로를 보인 배경에도 기후변화가 있다. 태풍은 바다의 ‘열’을 먹고 세력을 키우는데, 뜨거웠던 바다 위에서 카눈이 천천히 북상하면서도 오래 생존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더 확장한 상태가 되면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는 태풍도 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태풍 ‘카눈’ 3가지 주목점…①해수 온도 ②이동 속도 ③북진 경로
     https://www.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2308081541001

‘이상 기후’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호주에서는 기온이 45도를 기록하며 나무에 앉아있던 새들이 떨어져 죽었다.미국에서는 ‘북극 한파’가 영향을 미쳐 내륙 지방에서는 체감온도가 영하 56도까지도 떨어지기도 했다.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에는 ‘겨울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지난해 연말 ‘지역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개정판을 내고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면 2041~2060년에 부산, 울산 등 곳곳에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다배출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 대구 등에는 한 해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20일이 ‘폭염 일수’로 기록될 수 있다.


☞ 극과 극 유럽 기후···북유럽 영하 40도 한파, 서유럽 폭우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1041246001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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