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광자 수로 민감도 최대치 '양자센싱' 기술 개발

박건희 기자 2024. 1.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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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적은 광자 수로도 기존 센서보다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분산형 양자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중에서도 연구팀이 개발한 분산형 양자센서는 넓은 영역에 분산된 여러 개의 변수를 기존 센서보다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연구팀은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량보다 적은 광자 수로도 양자의 최대 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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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적은 광자 수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의 물리량을 측정하는 양자 센싱 기술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적은 광자 수로도 기존 센서보다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분산형 양자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임향택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중앙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높은 정밀도의 분산형 양자센서를 구현하는 데 성공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11일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양자센서는 양자컴퓨팅, 양자통신과 함께 치열하게 연구되고 있는 양자기술의 한 분야다. 양자중첩, 양자얽힘과 같은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자기장, 온도, 압력, 중력 등의 물리량을 더 정확하고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양자얽힘 상태에 있는 물질의 상태는 무조건 같다. 물질 하나는 서울에, 다른 하나는 부산에 있어도 두 물질이 얽힘 상태라면 한 물질이 받는 영향을 다른 물질도 똑같이 받는다. 양자센싱 기술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물질을 얽힘 상태로 만들어 물리량을 동시에 측정한다면 물질을 각각 측정할 때보다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이중에서도 연구팀이 개발한 분산형 양자센서는 넓은 영역에 분산된 여러 개의 변수를 기존 센서보다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공간적으로 분산돼 있는 여러 개의 물리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지만 이를 위해선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량보다 광자 수가 많거나 같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 한 쌍을 분배하면 공간 수보다 적은 광자로도 동시에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 논문 갈무리

연구팀은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량보다 적은 광자 수로도 양자의 최대 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얽힘 상태에 있는 2개의 광자로 서로 멀리 떨어진 4개 위상에서의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방법대로라면 네 지점의 물리량을 측정하기 위해선 각 지점에 광자 1개씩, 광자 총 4개가 있어야 한다. 광자 4개 모두가 얽힌 상태가 돼야 분산형 양자센싱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얽힘 상태인 광자 2개를 빔 분할기 네트워크(BSN)를 통해 공간 4개에 분배했다. 이를 통해 서로 얽혀있는 광자 2개가 4개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를 만들었다. 이어 분산된 공간의 평균값을 동시에 측정했다. 그 결과 양자얽힘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최대 민감도의 한계인 '하이젠베르크' 한계에 도달했음을 확인했다. 2개의 광자만으로 서로 떨어진 공간 4곳의 물리량을 측정하면서 최대 민감도까지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임 책임연구원은 "얽힘 상태의 광자를 여러 개 생성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적은 광자 수만으로 최대 얽힘 상태를 구현해 정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개발된 양자센서 시스템은 여러 위치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신호를 종합적으로 수집하는 기술에 응용될 수 있다. 초미세 암 발견 등의 진단, 배터리의 불량 측정, 지진 감지, 자기장 측정을 위한 센서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임 책임연구원은 "적은 자원으로도 표준 양자 한계를 뛰어넘는 측정이 가능한 분산형 양자센싱 핵심원천기술을 선점해 세계 시간 동기화, 초미세 암 발견 등의 실용적인 기술로 뻗어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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