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사관학교’ 이번에는 김혜성이다…김하성, 이정후도 모두 응원한 준비된 선수[스경X이슈]
‘빅리거 사관학교’ 키움이 또 한명의 메이저리거 배출울 꿈꾼다.
이번에는 내야수 김혜성(25·키움)의 차례다.
키움은 16일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혜성은 이날 오전 고형욱 키움 단장과의 면담에서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키움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김혜성은 앞서 먼저 미국 진출에 성공한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차기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 후보로 꼽을만큼 인정을 받는 선수다. 김하성은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혜성의 욕심도 적지 않았다. 그는 지난 12월1일 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이 끝난 후 “내년에 실력을 키워서 떳떳하게 도전하고 싶다”며 구단에 면담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과는 면담을 했고 구단의 최종 결정만이 남은 가운데 김혜성은 도전 기회를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게 됐다.
김혜성은 동산고를 졸업한 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키움)의 유니폼을 입었다. 아마추어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뛰언난 잠재력을 가졌다. 같은 해 이정후가 1차 지명으로 함께 입단했다.
데뷔 첫 해인 2017시즌에는 16경기 타율 0.188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매 시즌 성장하면서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다.
2021시즌에는 타율 0.304로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겼고 지난 시즌에는 타율 0.335로 타격왕 다툼을 벌이다 이 부문 3위로 마감했다. 최다 안타(186개)와는 1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내야진에서도 김혜성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2021년에는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2022년과 2023년에는 2년 연속 2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국가대표로서도 활약을 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부터 출전한 김하성은 2023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뛰었다. 특히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십도 증명했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한 이정후는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김혜성도 욕심이 많은 친구”라며 “올겨울 준비 잘한다면 내년에 혜성이도 포스팅을 신청해서 좋은 계약을 맺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치지만 않고 본인이 하던 대로 잘 준비해서 잘한다면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이로써 키움은 또 한 명의 빅리거를 배출할 기회를 맞이했다.
키움은 2015년 강정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피츠버그로 떠났고 2016년 박병호(KT)가 미네소타와 계약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났고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한 후 키움에 거액을 안겼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진출 외에도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더 생겼다. 키움은 이날 김혜성이 주장으로 선임된 사실도 함께 밝혔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통솔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주장직을 경험한 점을 고려해 중책을 맡겼다”라고 밝혔다.
김혜성은 “큰 무대에 대한 도전 자체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다. 팀에서 지지해 주시는 만큼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늘 하던 대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주장 선임에 대해서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배님들이 팀에 계신 만큼 많이 도움을 구하려 한다. 처음 주장을 맡았던 2021시즌보다 나이도 들었고 팀 구성도 많이 달라졌다. 임하는 자세는 같지만 조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듭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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