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일자리 침공, 선진국 고학력 노동자부터 당한다…IMF 보고서

박병수 기자 2024. 1. 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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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전세계적으로 사람의 일자리 약 40%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불평등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은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에서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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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지피티를 업무에 적극적으로 적용한 홍보대행사 에이전시커넥션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프로그램 ‘미드저니’를 통해 그린 그림. 에이전시커넥션 제공

인공지능(AI)이 전세계적으로 사람의 일자리 약 40%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불평등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현지시각)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 보고서를 내어 “역사적으로 자동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은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공지능은 고학력·고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 구별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은 개발도상국보다 선진국에서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에서는 일자리의 60% 정도가 인공지능의 영향에 노출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대략 절반은 인공지능의 업무 통합과 생산성 향상 효과로 사람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인공지능이 지금 사람이 하는 일의 핵심 업무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후자의 경우 사람 노동력의 수요를 낮춰 임금을 떨어뜨리고, 더 심할 경우 일자리 자체를 없앨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신흥시장에서는 인공지능의 영향에 노출될 일자리가 40%, 저소득 나라에서는 26%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 나라는 상대적으로 경제발전의 정도가 낮아 인공지능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이들 나라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생산성 향상 등의 경제적 혜택을 끌어낼 만한 경제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인공지능을 이용해 더욱 앞서나가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더 커지고, 이는 국가 간 불평등을 더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가 지적했다.

인공지능은 국가 간뿐 아니라 같은 나라에서도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인공지능을 업무에 적극 이용하는 노동자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그 결과는 임금 증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인공지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는 도태될 수 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비숙련 노동자가 인공지능을 적절히 이용하면 빠르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지적된 바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적응을 잘하는 젊은 노동자는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기회를 더 쉽게 잘 이용할 수 있는 반면, 나이 든 노동자는 인공지능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같은 종류의 기업이라도 인공지능 환경에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기업이 나올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정책 담당자들은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사회적 긴장을 높이지 않도록 정책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전직을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고 불평등 심화를 억제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국제통화기금 보고서는 15일 스위스에서 세계 정치·경제지도자들의 논의 틀인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시기와 맞물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 ‘인공지능과 일의 미래’의 표지 일부. 국제통화기금 누리집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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