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반한 ‘우렁각시’…“허니, 2시간이면 세탁·건조 끝” [르포]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4. 1. 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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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디포 라스베이거스 지점에서 매장 직원이 현지 고객에게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 = LG전자]
“하나의 본체에서 2시간 안에, 옷을 다른 기계로 옮길 필요없이 세탁과 건조를 완료할 수 있죠. 이 점이 바로 ‘워시콤보’의 주요 셀링(Selling) 포인트입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20분 가량 차를 타고 간 대로변에 위치한 ‘홈 디포(The Home Depot)’. 미국 최대 인테리어 용품 판매점이자 주요 유통 채널인 이 곳에서 만난 김대헌 LG전자 미국법인 세탁기 영업팀장이 말했다.

김 팀장은 “미국인들은 10가구 중 8~9가구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구매한다”며 “이같은 전통적인 미국인들의 구매형태 속에 우리 워시콤보의 반응이 좋아 고무적이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헌 LG전자 미국법인 세탁기 영업팀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홈디포 매장에서 ‘워시콤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방영덕 기자]
홈 디포는 미국 전역에서 2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건축자재나 가구 위주로 판매 매장이다보니 냉장고, 세탁기 등과 같은 가전은 전시를 많이 하지 않는다. 홈 디포에 따르면 지난해 200조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가전 매출 비중은 약 10~1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지난 4일 북미 시장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콤보’를 출시하자 홈디포 측에 이례적으로 먼저 진열을 제안했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오며가며 자연스럽게 상품을 볼 수 있는 특별 진열대였다.

남궁훈 LG전자 미국법인 냉장고 영업팀장은 이와 관련 “홈 디포는 제품들을 통로에 나오도록 하는 ‘레이스 트랙’ 진열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레이스 트랙에는 홈디포가 직접 선별한 혁신 제품들, 특히 소비자 발걸음을 홈디포로 이끌게 하는 제품을 주로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홈디포 매장에 진열된 LG전자의 ‘워시콤보’ [사진 = 방영덕 기자]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처음 공개돼 혁신 제품이란 평가를 받은 LG 워시콤보는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융합한 제품이다.

세탁이 끝난 후 건조를 위해 빨랫감을 건조기로 옮길 필요가 없다. 4.5㎏ 기준으로 2시간 안에 세탁부터 건조까지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LG전자는 국내 출시 전 미국 시장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판매한지 일주일 간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다.

김 팀장은 “워시콤보를 판매한 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현재 판매는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프리미엄 드럼 세탁기의 평균 초기 판매량과 비교하면 약 60∼70%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류재철 LG전자 H&A 사업본부장. [사진출처 = LG전자]
앞서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도 지난 10일 열린 간담회에서 “워시콤보의 판가가 기존 드럼세탁기의 2배가 넘지만, 베스트셀러 모델과 비교해도 몇 배 더 잘 팔리고 있다”며 “올해 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모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시콤보의 ‘셀링 포인트’ 중 하나는 2시간 이내 세탁과 건조가 이뤄진다는 것 뿐 아니라 사용한 열을 소비 없이 순환시켜 쓰면서 옷감 손상 없이 저온에서 건조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른바 LG전자 만의 ‘인버터 히트펌프’ 기능이다.

LG전자는 세탁건조기 전용 히트펌프 건조 모듈을 새롭게 자체 개발해 신제품에 적용했다.

김 팀장은 “미국에서 주로 활용되는 건조기 제품은 덕트 방식으로 별도 설치 과정이 필요한 점이 단점인데, 워시콤보는 기존 플러그로 연결이 가능해 설치 용이성이 좋은 인버터 히트펌프를 활용해 옷감 손상이 덜하면서도 건조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홈디포 매장에 진열된 LG전자의 ‘워시콤보’ [사진 = 방영덕 기자]
가격은 출고가 기준으로 2999달러(약 396만원)다. 일반 드럼세탁기보다 가격이 높지만 세탁기와 건조기가 하나로 결합했고, 크기가 예상보다 크지 않는 등 차별화 된 성능 및 고객 경험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현재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 중으로, 1998달러(한화 약 264만원)에 살 수 있다.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워시콤보가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는 제품에 포함될 경우 1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이 소비자에게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워시콤보의 가격 경쟁력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이르면 올해 2분기부터 히트펌프 제품을 설치할 경우 세금을 공제하거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LG 워시콤보는 전량 한국 창원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프리미엄 버전인 ‘LG 시그니처’ 모델을 먼저 출시할 예정이며, 일반형 모델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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