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다시 위대하게"…아이오와서 2위와 30%p 격차 '압승'(종합)
트럼프 과반 득표 유력…디샌티스 반전 계기, 헤일리 상승세는 입증
(디모인·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무난하게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하면서 향후 경선에서도 대세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헤일리 전 대사는 3위에 그치긴 했지만 20%에 가까운 득표로 최근의 상승세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20분 현재 95%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7시부터 아이오와 99개 카운티의 1657개 기초선거구(precinct)에서 실시된 코커스에서 51.1%를 얻어 경쟁자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1.2%를 얻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헤일리 전 대사 2%포인트(p) 가량 뒤진 19.1%를 얻었다.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7.7%,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0.2%의 득표에 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위인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30%p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 개표가 끝날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 역사상 가장 큰 격차로 승리한 기록을 갖게 될 전망이다. 이전엔 199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밥 돌 공화당 후보가 12.5%p차로 1위를 차지했던 게 가장 큰 격차였다.
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의 99개 카운티 전역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당시 그는 단 37개 카운티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한 이대로 개표가 끝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반 득표에도 성공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향후 경선에서 대세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두며, 재선 도전을 위해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이번 승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역사적 재대결로 한발 더 다가섰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지켜냈다"면서 "이로써 공화당 경선에서 그의 어마어마한 영향력이 한층 굳어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개최되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또 한 번 큰 격차의 승리를 거둘 경우 자신이 목표했던 3월5일 '슈퍼화요일' 이전 조기 대선후보 확정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 연설에서 아이오와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저는 정말로 지금이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함께 모이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고도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현재대로 2위를 확정할 경우 그간의 하락세를 반전시킬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NYT는 "아직 계산할 표가 남았지만, 우리는 디샌티스가 2위를 차지할 확률이 95% 이상이라고 본다"고 보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각종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전 대사에게 뒤지고 있는 데다 코커스 이틀 전 아이오와 현지 유력 매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3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선 레이스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확실히 불식시키는 것은 헤일리 전 대사와의 2위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밤 자신의 아이오와 선거캠프에서 가진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뒤 "여러분의 지지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오와에서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디샌티스 주지사가 아이오와에서 총력전을 펴왔던 것을 감안하면 헤일리 전 대사와의 격차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는 현재대로라면 3위에 그치면서 일단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2위 경쟁에서 뒤지게 됐다.
헤일리 전 대사는 20%에 가까운 득표를 이뤄내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위기는 입증하긴 했지만 곧바로 이어질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질 전망이다.
만약 그간 나온 여론조사 결과대로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깜짝 이변'을 일으킬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의 결과를 반전시킬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경선에서 4위를 기록한 라마스와미 후보는 지지율 부진 때문에 아이오와 코커스를 끝으로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를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오와주에 배정된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은 전체 대의원 2429명 중 40명으로, 각 후보는 주 전체 득표율에 비례해 대의원을 배정받게 된다. CNN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득표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20명, 디샌티스 주지사가 8명, 헤일리 전 대사가 7명, 라마스와미가 2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아이오와주의 대의원 숫자는 공화당 대의원의 2%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꼭 대선 후보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공화당의 경우 2008년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2012년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2016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각각 1위를 차지했지만 당 대선후보로 최종지명된 후보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크루즈 의원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결국 대선후보로 지명됐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 후 백악관 입성 사례는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2000년) 한 명뿐이고, 민주당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8년)이 유일하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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