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이영애를 두고 불륜? 주민들도 ‘저런 사람이었냐’고”(마에스트라)[EN:인터뷰①]

이하나 2024. 1.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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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L엔터테인먼트)
(사진=UL엔터테인먼트)
(사진=tvN ‘마에스트라’)
(사진=tvN ‘마에스트라’)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김영재가 ‘마에스트라’ 속 불륜남 김필을 연기한 고충을 털어놨다.

김영재는 1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극본 최이윤, 홍정희/연출 김정권)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에스트라’는 전 세계 단 5%뿐인 여성 지휘자 마에스트라, 천재 혹은 전설이라 불리는 차세음이 자신의 비밀을 감춘 채 오케스트라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김영재는 ‘마에스트라’에서 슬럼프에 빠진 작곡가이자 차세음(이영애 분)의 남편 김필 역을 맡아, 외로움을 핑계 삼아 이아진(이시원 분)과 내연 관계를 유지한 데 이어 아내 차세음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등 빌런 면모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김영재는 “마지막 방송에 집중이 잘 안 되더라. 뭔가 떠나보내기 아쉬웠는지. 데면데면하면서 봤던 것 같다. 방송 끝나고 멍하니 있다가 이영애 선배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 ‘고생 많았다고, 주위에 영재 씨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라고 하셨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인사를 드렸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범죄 기사들을 보면서 김필이라는 역할에 접근했다는 김영재는 김필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8개월을 김필 역에 빠져 있으면서 감정적인 소모가 많았던 것 같다. ‘얘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나만의 김필을 찾는 여정이었다”라며 “이영애 선배님은 오히려 제일 현실적인 인물이 김필이라고 하시더라. 실제 범죄 사건을 봐도 안 그럴 것 같은 사람이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지 않나. 오히려 차세음(이영애 분), 유정재(이무생 분)가 판타지적인 인물이다. 현실에 있을 법한 김필을 과장되지 않게 연기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무생 역시 김필을 두고 난이도가 높은 역할이라고 언급했던 상황. 김영재는 “소시오패스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캐릭터다. 좋은 사람인 줄 알았더니 자기가 모든 걸 잃는 순간이 오니까 돌변하지 않나. 차세음을 사랑한 것도 있지만 결국 본인이 중요했던 거다.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하고 쓰레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 나에게도 그게 숙제였다”라고 답했다.

김영재는 김필의 최후에 대해 더 큰 벌을 받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그는 “촬영 중에 우스갯소리로 김필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내가 원한 엔딩은 김필이 아예 못 일어나는 거였다”라면서도 “김필의 시작점은 단란한 가정이었다. 세음을 닮은 예쁜 딸을 낳고 소박하게 음악가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원래 대본에는 없었는데 양해를 구하고 깨어난 뒤에 ‘우리 결혼하면 당신 닮은 예쁜 딸을 낳고 싶다’라는 대사를 추가했다”라고 전했다.

김영재는 ‘마에스트라’ 김필 역을 하는 동안 시청자는 물론 제작진에게까지 많은 욕을 들었던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김영재는 “현장에서도 김필이 쓰레기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원들이 되게 좋아해 줬는데 대본이 진행될수록 내가 지나가면 ‘어떻게 사니’라고 하더라. 현장에서도 외로웠던 것 같다(웃음)”라며 “욕을 많이 먹으니까 개인적으로 씁쓸하기는 하더라. 이래서 사랑받는 역을 해야 하나 보다. 드라마 실시간 톡도 처음에는 봤는데 하도 욕이 많아서 안 봤다. 예수정 선생님 휠체어 끌고 등장했을 때 편집실 안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 제작진도 김필 욕을 했다고 했을 때 ‘나 잘한 거구나’라고 쾌감을 느낀 적은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불륜 비중보다 빌런의 비중이 컸다. 대본을 읽고 나도 ‘대단한 놈이네. 이영애 씨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다고?’라고 놀랐다”라며 “아파트 주민들이 아내한테 ‘너무 세게 연기하는 것 아니냐. 저런 사람이었냐’라고 얘기를 한다고 하더라. 평상시에 저는 웃고 다니니까 모르다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더라”고 덧붙였다.

김영재는 ‘마에스트라’가 자신에게는 애증과도 같은 의미라고 정의했다. 그는 “많은 걸 주고, 많은 걸 얻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다.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작품이다. 이 멤버들도 정말 좋았고, 감독님, 작가님에게도 감사하다. 언제 이 조합을 다시 해보겠나”라고 만족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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