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사 5만건 학습' 생성AI 도입…기자들 반응은

박서연 기자 2024. 1. 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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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고·보도자료 입력 시 기사 초고 생성 'AI 기사 작성 어시스턴트'
지난달 21일 도입, 회사 "수습기자와 저연차 사용 제한" 방침
노조 "직접 확인한 기사 완성도는 대체로 높은 편"
'AI 어시스턴트' 활용한 조선NS 기사 포털에서 주간 1위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조선일보가 생성형 AI를 활용해 쓴 기사 하단에 생성형 AI를 사용했다고 표기하고 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조선일보가 아침보고나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기사 초고를 자동으로 만드는 생성형 AI '조선 AI 기사 작성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조선일보는 '챗GPT 3.5'를 기반으로 자사 기사 5만 건 이상을 학습시켜 'AI 어시스턴트'를 만들었다. 기자들은 활용도 측면에서 만족스럽다면서도 본격 도입을 위해서는 검토해야 할 사안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 작성을 온라인뉴스에 한정하고 수습기자와 저연차 기자의 사용을 제한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조선일보는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16일 기준 101개의 기사를 'AI 어시스턴트'를 사용해 보도했다. 해당 기사들 끝에는 “조선일보와 미디어DX가 공동 개발한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기사입니다”라고 표시했다. 미디어DX는 조선일보와 클라우드 스타트업 베스핀글로벌이 함께 만든 조인트벤처다. 조선일보가 주주로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5000건당 수백만 원의 돈을 미디어DX에 지불해야 한다.

기자들이 PC나 모바일로 'AI 어시스턴트' 웹사이트에 접속해 기사 제목과 발제문 내용을 넣고 생성 버튼을 누르면 초고가 나오는 방식이다. 외신 원문 기사나 보도자료를 첨부하면 기사에 이를 반영한다. 작성 모드는 단문(600~1000자), 장문(1200~1800자) 두 가지다. 단문은 보통 박스 기사 형태, 장문은 소제목 두 개로 나뉘어진 일반 톱기사 형태로 출력된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AI 어시스턴트' 사용으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조선일보 노보를 보면 노조도 'AI 어시스턴트'를 사용해봤다.

노조는 노보에서 “직접 확인한 기사 완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눈에 띄는 건 기사 제목과 리드 내용이 기자의 보고 내용을 요약한 수준이 아니라 핵심 포인트를 반영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애플이 새해 첫 증시 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내용의 테크부 아침보고를 올렸더니 '애플 시총 1000억 달러 증발, 시장 지배력 위협받나'라는 제목이 나왔다. 기자의 보고 제목에 없던 '위협'이라는 단어를 단 것이다”라고 했다.

조선일보의 A기자는 노보에 “보고 내용을 많이 넣을수록 수준 높은 결과물이 나왔다. AI가 더욱 정교해질 필요는 있을 것 같은데 활용도 면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B기자도 “기사 리드를 잘 뽑아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그러면서도 “다만 발제문 분량이 적은데 장문 생성을 요청할 경우 AI가 분량을 맞추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넣을 우려가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여전히 사람이 기사 내 표기·팩트 등을 최종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C기자는 “보도자료를 AI에 입력하면 통신사 기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물이 나와서 차별화를 위해선 아직 기자가 쓰는 게 나은 것 같다. 가끔 AI가 제멋대로 분석을 해서 말을 만들어 낼 때도 있다”고 말했다.

▲Gettyimages

노조는 저연차들이 'AI 어시스턴트'를 사용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조선일보 D기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연차까지 AI를 기사 업무에 사용하게 할 것이냐 하는 논의도 시급하다. 무분별하게 쓰면 저연차들의 기사 작성 능력이 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조선일보 사보에 따르면 수습기자와 저연차 기자들은 'AI 어시스턴트' 사용을 제한하도록 했다. 회사는 'AI 어시스턴트' 이용 범위를 온라인 뉴스로 한정하고, 기자는 'AI 어시스턴트'가 출력한 기사에서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등을 확인한 뒤 게시할 것을 당부했다.

기자들은 과학, 테크, 사회, 경제, 과학, 법조, 국제 등 여러 분야 뉴스 작성에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하고 있다. 사보에 따르면 가장 많은 출고 횟수를 기록한 곳은 온라인 대응 회사 조선NS다.

사보는 “각종 해외토픽성 뉴스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뉴스까지 폭넓게 쓰고 있다. 이 중 지난달 27일 게시된 '노란 주사 놨더니 지방 흐물흐물…英서 난리난 한국 레몬주사 정체' 기사는 그 주 네이버 포털에서 주간 1위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단순 보도자료 처리용이 아닌, 얼마든지 독자들이 좋아할 기사도 써줄 수 있는 AI”라고 전했다.

[관련 기사 : 한국 언론, 생성형 AI 활용… 보도자료 넣고 기사 주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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